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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이는 윤슬 May 08. 2020

콘텐츠 기획자의 보람들

콘텐츠 기획자라서 짜증 났던 퇴근길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신입 때는 초짜라서 그런 퇴근이 많으려니-했는데 연차를 한두해 쌓아가면서 알았죠.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 대리가 되어도 과장이 되어도 화가 나는 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물론 언제라도 직업을 바꿀 기회는 많았습니다. 지금도 무언가를 시작하려면 할 수 있겠지만, 콘텐츠 기획자로써 시스템 종료를 누르지 않는 이유는 아끼는 몇 가지 보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 '보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보는 것보다는 만들기

이전 글 중에서도 잠깐 언급한 적이 있지만 저는 콘텐츠를 보는 것보다 만드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어릴 때부터 한결같이 예술에 적성이 있다고 나오더니 콘텐츠도 마찬가지더라고요. SNS/뉴스레터/매거진/책 등 콘텐츠가 '많다'라는 단어로도 부족할 만큼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콘텐츠는 이미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1명이라도 내가 만든 콘텐츠를 보고 좋아요 버튼 하나, 영감 하나, 웃음 한번 남기는 작고 큰 결과들을 보면 역시 이 길을 걷기를 잘했다-싶습니다. 

요즘 가장 콘텐츠가 활발하게 만들어지는 SNS, 블로그, 유튜브 등의 특징은 성과가 바로바로 나옵니다. 어떤 프로젝트보다 빠르고 명확하게 결과가 숫자로 드러나지요. 좋아요나 조회수, 구독자 수의 증감 등으로 발행한 콘텐츠가 계획대로 잘 만들어졌는지를 판단합니다. 

항상 잘 나오는 고수이고 싶지만 현실은 시궁창. 그 성과는 잘 나오는 날보다 아쉬운 날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9번 안 나오다가 1번 잘 나왔을 때의 그 뿌듯함은 북한산 정상에 막 도착했을 때 정도? 

대체로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이 이 보람을 인정하는 것을 보면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영원히 대학생인 기분

21살 때부터 한결같이 희망하는 부분이었어요. 

'영원히 학생들과 대화함에 있어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나이가 들어도 계속 그 세대에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고 때로는 공부를 해서라도 쫒아가야겠죠!? 그런 노력이 필요하고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잘 맞는 직업이 바로 콘텐츠 기획자입니다. 제 희망사항이 딱 들어맞는 직업이지요. 

근무시간에도 젊은 감각을 갖고자 노력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유튜브를 담당하고 있을 때는 다른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고, 근무시간에 페이스북 피드도 쭉쭉- 몇 시간이고 스크롤해보고. 

아, 물론 채널별로 타겟은 다양하고 브랜드마다 타겟이 다르니 항상 어린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러 유행어의 시작점이자 일상이 크리에이터인 그들을 완전히 배제하고 현재와 미래 대세가 될 콘텐츠를 만든다? 타깃의 연령이 어떻든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저는 오늘도 영원히 젊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읽고 보고 시도하는 커리어를 쌓고 있습니다.


워라밸인 듯 아닌 듯 워라밸

저는 취미도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유튜브, 카카오 브런치, 인스타그램, 블로그,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어요. 때문에 성과 관리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대개 직장에서 하는 일과 집에서 하는 취미가 동일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회사에서도 콘텐츠의 소재를 정하고 만들고 그로부터 나온 수치들을 누적시키며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데 집에서도 마찬가지지요. 뭐 올릴까-뭘 찍어볼까-어떻게 하면 더 발전된 콘텐츠를 만들까 고민합니다.

거진 24시간 일과 취미의 경계 없이 같은 고민을 하고 인사이트를 찾아보는데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재미도 있으니 진정한 워라밸은 이런 것이 아닌가 싶어요. 취미로 자연스럽게 직무에 대한 자기 계발을 하고 직무로 얻는 인사이트를 개인적인 크리에이티브에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 

실제로 입사 과정에서 개인적인 콘텐츠 제작 경험을 포트폴리오에 넣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사외 활동에서도 직무 경험을 반영해서 지원하는 경우가 많고요. 혹시 콘텐츠 기획자를 희망하는 취준생분들이라면 이렇게 개인적으로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보고 고민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반드시 그 덕을 볼 수 있을 거예요.


나랑 어울리는 옷을 입고 있다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

저는 mbit도 I로 시작하는 내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혼자 고민하는 시간이 있는 일들을 좋아하는 편이죠. 

콘텐츠 기획자가 혼자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회사마다 천차만별) 다른 직무에 비해 혼자 해야 하는 시간이 긴 직무이기는 하더라고요. 인사이트를 찾아보며 고민하고 디자인 툴을 활용해 제작을 도맡는다거나 문서작업에 집중하는 등 독립성이 짙은 업무입니다. 기획자라도 에디터나 크리에이터에 가까운 직무일수록 그 농도는 더 진해집니다.   

콘텐츠 기획자는 다 나한테 잘 맞아!'라기보다는 돈을 벌기는 해야 하니 이왕 버는 거 나한테 어울리는 옷을 입고 벌자-라는 기준에서 콘텐츠 기획자는 합격이라는 것을 매년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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