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감정이 나를 움직일까? 트레이딩은 도박일까?

by 페테르

투자자는 자기 자신부터 분석해야 한다

건강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 문제는 예측하기 어렵고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투자 습관이나 감정 관리, 지식의 부족 등은 노력에 따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만약 투자에서 손실을 보거나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면, 나 자신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다.

먼저 나는 투자를 할 준비가 된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아야 한다.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은 그의 책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에서 인간의 소비 심리를 분석하며, 이를 시장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제시했다. 그는 감정을 균형, 자극, 지배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소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각 감정은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니며, 사고방식과 태도에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감정은 우리의 소비 패턴뿐만 아니라 투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공포’와 ‘탐욕’ 같은 강한 감정이 시장의 흐름을 좌우한다면, 개별 투자자의 성향은 균형, 자극, 지배라는 감정 모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물론, 감정은 복잡하며 상황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지만, 자신을 움직이는 핵심 감정을 이해하면 투자에서 더 나은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균형 감정에 강한 사람은

균형 감정이 강한 사람은 불안과 공포를 싫어하며 안정적인 삶을 추구한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이므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나 불안정한 상태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익숙한 브랜드를 선호하고, 유행보다는 실용성을 따지며 합리적인 소비를 원한다. 또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며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한다. 정원 가꾸기, 독서, 요리와 같은 일상적인 활동을 즐기며 변화를 꺼리고 예상 가능한 상황을 선호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 투자를 한다면 변동성이 큰 주식보다는 은행 적금, 채권, 부동산과 같은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자산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안전하게 느껴지는 것’과 ‘실제로 안전한 것’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은행 적금은 겉보기엔 안정적인 투자로 보이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태도는 오히려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자극을 추구하는 사람은

자극을 추구하는 사람은 예상치 못한 보상을 원하고, 지루함을 싫어한다. 이들은 새로운 자극을 통해 만족을 얻으며, 개성 있는 제품을 선호하고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소비를 즐긴다. 하지만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소비의 위험이 있다. 자극을 추구하는 감정이 강한 사람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며, 여행이나 스포츠처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활동을 선호한다. 이 감정의 연료는 도파민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도파민은 보상 시스템을 자극해 동기를 부여하고, 우리가 어떤 일에 몰입하거나 지속적으로 노력하게 만든다. 그러나 도파민은 술, 담배, 스마트폰, 도박, 음식, 약물, 쇼핑 등 다양한 중독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주식 거래 또한 잦은 매매로 이어질 경우, 도파민 분비를 통해 투기성 거래나 투자 중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자극 성향이 강한 투자자는 단기 매매의 유혹을 조절하는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지배 감정이 강한 사람은

지배 감정이 강한 사람은 목표 달성과 성공을 추구한다. 이들은 강한 추진력과 집중력을 보이며, 때때로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 하며 역사적으로 위대한 성취와 혁신을 이룬 지도자들 중에는 지배 감정이 강한 인물들이 많다. 이 감정의 연료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다. 만약 인류가 모두 이성적이고 균형적인 감정만을 가졌다면, 아무도 사업을 시작하거나 탐험을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지배 감정이 강한 사람들은 권력과 성공에 대한 욕구가 크고, 경쟁에서 승리하기를 원한다. 고급 브랜드나 한정판 제품과 같이 지위와 권위를 나타내는 상품을 선호하고 자신이 강한 존재임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과도한 경쟁 의식과 독단적인 태도는 소통을 방해하고 타인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카리스마와 탁월한 비전으로 애플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지만, 직원들에게 강한 압박감을 주고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1985년 자신이 세운 애플에서 해고되었지만, 이후 ‘넥스트’와 ‘픽사’를 설립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1996년 애플이 넥스트를 인수하면서 복귀했고, 결국 애플을 혁신적인 기업으로 다시 성장시켰다. 그는 제품에 대한 완벽주의적 태도를 가졌고, 직원들에게 높은 기대치를 요구했으며, 때로는 가차 없는 비판과 질책을 서슴지 않았다. 강한 추진력과 비전은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주변인들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모험과 도전을 주저하는 사회는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 만약 모든 사람이 두려움을 피하고 안전한 선택만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기술적 혁신과 경제적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극과 지배 감정이 강한 사람이 투자 시장에 뛰어들면, 과감하게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위험한 투자를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큰 돈을 벌 수도 있지만, 반대로 엄청난 손실을 볼 수도 있는 양날의 검과 같다.


우리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다. 사람의 감정 구조는 서로 상호작용하며, 특정 상황에서는 더 강하게, 또는 약하게 활성화된다. 예를 들어, 운전할 때는 균형 감정이 작용해 신중해질 수 있지만, 친구들과 어울릴 때는 자극 감정이 활성화될 수도 있다. 투자할 때는 지배 감정이 작용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특히 투자 시장은 예측 불가능한 요소가 많아, 감정적으로 대응할 경우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자신의 감정이 어떻게 투자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은 실수를 줄이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필수적이다. 작은 실수는 배움이 될 수 있지만, 감정적으로 휘둘려 반복적인 실수를 하다 보면 결국 큰 실패로 이어진다. 회복 불가능한 실수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다면, 투자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서 더 나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트레이딩은 결코 쉽지 않다

물론 장기 투자에도 감정이 개입되지만, 단기 트레이딩은 감정이 즉각적이고 반복적으로 개입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장기 투자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감정의 파도와 시장의 압박을 견디기 어렵다. 같은 주식이라도 투자금의 규모에 따라 심리적 부담은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100만 원을 투자해 30% 손실이 나면 30만 원의 손해지만, 10억 원을 투자했을 경우 손실은 3억 원에 달한다. 금액이 커질수록 손실에 대한 두려움은 훨씬 더 커지고, 그에 따라 판단력도 흐려질 수 있다.

단기 매매 전략은 본질적으로 투기적 성향이 강하며, 철저한 손절 관리와 낮은 확률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어렵게 모은 종잣돈을 고위험 자산에 투입하는 일은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니다.


이처럼 손실에 대한 두려움과 변동성의 압박 속에서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휘둘리기 쉽다. 게다가, 사람들이 투자를 하는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해서지만, 주가가 급등할 때 느끼는 쾌감 자체가 또 하나의 동기가 되기도 한다. 이는 도박에서 큰돈을 땄을 때의 짜릿한 감정과 유사하며, 중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주가는 시시각각 빠르게 변동하고, 이 변동성은 투자자에게 일종의 스릴을 제공한다. 단 몇 분 만에 가격이 오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고, 하루 종일 차트를 들여다보게 한다. 결국 많은 이들이 매매에 중독되어 단기 트레이딩을 반복하게 된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물론 단기 변동을 활용해 수익을 내는 전략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것은 결코 누구나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 주식 투자는 상당 부분 운에 좌우된다. 일부 천재적인 투자자를 제외하면, 오랜 기간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에서 1등을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시장에서 매수·매도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는 일은 그보다 훨씬 어렵다. 대부분의 경우, 매도한 뒤 다시 사려 할 땐 이미 주가가 올라 있다. 이는 일반 투자자가 감당하기에 매우 까다로운 영역이며, 마음만 먹는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미래는 본래부터 불확실하며, 단기적인 시세 변동은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주가가 왜 오르고 내렸는지를 해석할 수 있는 것도 시간이 지난 뒤의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전문가들이 단기 예측을 멈추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제학자 케인스는 “예측을 잘하지 못한다면, 예측을 자주 하라”고 말했지만, 지나친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은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미래는 단 한 번도 확실했던 적이 없다.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월가에 돈을 갖다 바치는 사람들

전설적인 트레이더 제시 리버모어는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월가에 돈을 갖다 바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에 돈을 바치고 있다. 그만큼 단기 트레이딩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는 일은 극히 드물고 어렵다. 만약 3년 이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면, 전략을 바꿔야 할 때다. 아인슈타인은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 지속 가능한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행운이 아니라, 철저한 분석과 오랜 시간에 걸친 학습, 그리고 신중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투자를 완전히 포기할 수 없다.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방법도, 통화량 증가에 대응할 대안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란 조급함과 환상을 품은 채 덤벼들 일이 아니다. 투자는 성찰과 인내, 전략의 전환이 함께하는 여정이다. 현실과 마주한 사람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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