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신호

화면 속 엄마를 처음으로 지켜본 날

by 디디로그

엄마는 요즘 자주 물건이 사라졌다고 말씀하셨다.

열쇠가 없어졌다고 집을 뒤집어 놓으시고

누군가 집에 들어와 창문을 열어놓고 갔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그냥 나이가 드셔서 그런가 싶었다.

하지만 반복되는 엄마의 말과 행동은 나를 점점 불안하게 만들었다.


하루는 밤중에 집 안을 배회하는 엄마를 보았다.

거실을 지나 현관문으로 그리고 다시 내 방 앞까지 걸어오셨다.

그 모습이 CCTV 화면에 담길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저 내가 모르는 엄마의 시간과 행동이 궁금해졌을 뿐이었다.


결국 나는 결심했다.

"엄마의 안전을 위해서야!"

자기 합리화처럼 들렸지만 다른 선택은 없었다.

CCTV를 설치하고 화면 속 엄마를 처음으로 지켜본 날

나는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엄마의 일상은 평범하면서도 나에게는 낯설었다.

설거지를 하다 멍하니 서 있는 뒷모습,

창밖을 바라보며 손을 가만두지 않는 모습.

그 모든 것이 익숙하면서도 알 수 없었다.


한편으론 CCTV를 설치한 내가 죄책감에 시달렸다.

엄마는 자신도 모르게 나에게 감시받고 있는 셈이니까.

그렇지만 나는 이 결정을 후회하지 않으려 애썼다.

화면 속에서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안심시키곤 했다.


그날의 선택이 엄마를 위한 것인지, 나를 위한 것인지 여전히 헷갈린다.

하지만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무력하게 만든다.

이전 01화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