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병원에 가보자.
그날 밤, 나는 다시 CCTV 화면을 켰다.
엄마가 부엌에서 떠나 거실 앉아 무언가를 뒤적이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그저 그런 장면이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그 모습에서 점점 더 깊은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엄마는 왜 이러는 걸까?"
내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그 질문이 맴돌았다.
내가 보는 것, 내가 듣는 엄마의 목소리, 그리고 그녀의 불안한 표정.
모든 것이 점점 낯설어졌다.
단순한 기억력 저하로만 치부하기엔 뭔가 더 복잡하고 깊은 이유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엄마를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그동안 미뤘던 말, 그동안 거부했던 말.
그 말을 꺼내야 할 때가 왔다.
그러나 그 말이 엄마에게 어떤 상처를 줄지 알 수 없었다.
다음 날
"엄마, 병원에 가자."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품고 있던 말을 드디어 꺼냈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말하려 해도,
그 말속에서 담긴 두려움과 걱정은 감출 수 없었다.
"병원?"
엄마는 잠시 말을 멈추고, 나를 쳐다보았다.
눈빛은 여전히 혼란스러웠고, 그 표정 속에는 거부의 의지가 읽혔다.
"왜? 내가 무슨 병이라도 있다고?
“엄마… 괜찮아…”
엄마의 목소리에는 그간의 불안이 모두 담겨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눈앞에 있는 엄마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엄마는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입을 열였다.
"엄마 병원 가야 해? “
결국, 내가 내려야 할 선택은 하나뿐이었다.
그 선택이 엄마를 위한 것인지, 나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제 나는 선택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