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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Breasts Jul 12. 2024

2.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part1-암은 내 가슴에...

무덤 위의 제비꽃, 그것은 아무걱정 말라는 계시인 줄 알았다.



암 판정을 받기 얼마 전인 4월 첫째 주 토요일에 친할머니의 12주기라 가족들은 선산에서 모였다. 나는 근무 중이라 갈 수 없었는데, 그 자리에 참석했던 고모가 내게 메신저로 사진을 보냈다. 그것은 할머니와 할아버지 무덤 옆에 있는 엄마의 무덤 사진이었다. 자세히 보니, 무덤 위를 보라색 제비꽃으로 전부 덮여 있어서 마치 무덤 봉분이 제비꽃 이불을 덮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사진은 아름답고 신비로웠으며 내게 강한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알 수 없는 기분에 갑작스레 눈물이 왈칵 솟구쳤다.    

 

 조금 후, 고모에게서 전화가 왔다.      


“ 얘, 너희 엄마 무덤 위에 제비꽃이 한가득 폈어.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지? 나는 이런 걸 처음 봐. 너희 가족들에게 좋은 일이 생기려나 보다.”     


 고모와 가족들이 선산을 방문하기 한 달 전 3월 8일, 나는 남편과 남동생과 함께 이미 선산에 다녀왔다. 엄마의 20주기였기 때문이다. 3월에 선산을 방문했을 때, 날씨가 쌀쌀했기 때문이었는지 아직 개화를 할 외부 온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묘지의 봉분은 초록색 빛도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한 달 동안 날씨는 따뜻해졌고, 진짜 봄이 시작되자 봄바람에 어디선가 제비꽃 씨앗이 듬뿍 날아와 엄마의 묘지 봉분 위를 가득 채웠을 것이다.      


 그것은 분명 메시지였다.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 내 딸아, 아무 걱정하지 말거라.”    

  

 그때의 나는 내가 오랫동안 몸담았던 직장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견디어 내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고통의 시간에 약한 나로서는 남들이 생각하기엔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엄청나게 힘든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생각이 많은 1년 반을 보내던 중 맞이한 엄마의 20주기에, 힘들 때마다 엄마를 찾았었는데 그것에 대한 대답을 해 주는 것만 같다는 강한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이것은 분명한 메시지라고 나는 확신했다.     

 

‘ 엄마가 분명히 내 곁에서 지켜주시니 내겐 더 이상의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좋은 일만 일어날 거야, 그러니 조금만 더 견디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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