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돼, 난 고기가 아니야“
목소리가 모기 소리만 했다. 입은 말하는데 몸이 움직이지를 않는다.
식은땀을 흘리며 나연이가 침대에서 버둥거리고 있다.
코끼리로 변한 자신이 너무 싫어서...
답답한 방이 싫어서 ....
그녀의 닉네임은 어글리 코요테. 본명은 핫초코이다. 감기에 걸려 단골로 다니던 병원에 가면 이름 때문에 접수창구에 서서 항상 기다려야 한다.
”1972년생 김나연. 1974년생 김나연. 1975년생 김나연. 1977년생 김나연. 1980년생 김나연.
1982년생 김나연. 1988년생 김나연... 동명이인 이름이 너무 많아요“
모니터를 바라보던 간호사가 이름을 화면 위로 한참 올려야 생년월일에 해당하는 1997년생 김나연이 나오고, 대학교 입학처에서 서류를 신청해 놓고 나연이라는 이름이 많아서 헷갈렸고 접수처 직원이 이름을 부르는 동안에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같은 강의실에서도 큰 나연, 작은 나연... 친구들이 헷갈려해.
고등학교 시절에도 나연a, 나연b, 나연c,로 불렸었다. 같은 반에 같은 이름을 가진 친구들이
꼭 한명 이상은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외할아버지가 작명해주신 이름이라 엄마와 개명문제를 놓고 다툰 적이 있다.
한자이름이라 깊은 뜻이 있다고.
어찌 나(那), 고울 연(妍). 어찌나 곱지는 않은 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바꾸자고 했는데...
이름이 흔하고 많다는 이유 때문에 나연이를 기억하지 않았다.
점점 이름과는 다른 차별성이 생겼다. 외모가 뚱뚱하다는 이유로. 기억한다. 김나연을.
“저 여자 좀 봐. 대박”
“식충이야 뭐야, 헐”
“씨름선수가 걸어간다. 크크크...”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이 사방에 떠다니며 나연이 귀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길을 가던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상처가 되어 가슴을 후벼팠던 말들은 이제 웬만큼 무뎌졌다.
육교 위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연이를 스쳐 지나가는가 싶었는데, 지나간 뒤에도
다시 한 번 더 뒤돌아 쳐다본다. 자신들은 나연이에 비하면 다행이라는 안도의 표정으로 지나친다.
저 여자에 비하면 날씬해서 다행이라고. 길을 가던 행인들도 경직된 표정으로 쳐다본다.
나연이는 어글리 코요테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다.
몸집은 스모선수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