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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수 Jul 08. 2021

치매

-잃어버린 나


치매      








이정림        









내가 아는 하루는 

아는 것을 모른다고 했고

모르는 것을 안다고 했다

눈꺼풀이 밀려 내려오고

돌아다 보면 

그에게 사과할 일은 맨날 이동한다 

웅크린 나를 보며 누군가는 한숨을 내뱉고

입안에 든 박하사탕 나도 모르게 녹아내린다

자꾸만 악수를 해도 악수가 식어버린다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이 거추장스럽다   

이름이 뭐였더라

빈 유리창에 아는 단어를 써보았다

어긋난 틀니는 틀어진 중얼거림이 

시옷은 나쁜 새끼라고 

주저앉은 치아가 쑤셔댄다

입에서 눅눅한 눈물 냄새가 나고

밤새도록 귀에서는 환청이 들린다

욕심은 목구멍으로 역류한다

나를 지나쳐도 

분실되지 않은 기억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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