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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수 Feb 08. 2023

시인의 산문

강아지와 고양이 블루스





                                                                   바람의 언덕








시인의 산문




이연수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해금강 마을 가기 전 도장포 마을이 있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도장포 유람선 선착장이 있어 외도와 해금강 관광을 할 수 있으며, 
매표소에서 바라다보면 보이는 언덕이 ‘바람의 언덕’이다. 
잔디로 이루어진 민둥산이며 바다가 시원스레 바라다보이는 전망이 정말 좋은 곳이다.

거제시 남부면 도장포 마을, 그 마을의 북쪽에 자리를 잡은 포근한 언덕!
도장포 마을 바닷가 선착장에서 나무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
언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가다 보면 바다 넘어 노자산을 등지고 자리를 잡은 
몽돌해변으로 유명한 학동마을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이곳 '바람의 언덕‘ 은 지리적인 영향으로 해풍이 많은 곳이기에 자생하는 식물들 또한 생태 환경의 영향을 받아 대부분 식물은 키가 작은 편이다. '바람의 언덕’ 뒷자락에는 오랜 세월 해풍을 맞으며 뿌리를 내린 수령 높은 동백나무 군락이 있다. 주름진 듯 나이를 먹은 동백나무에 상처가 난 나무껍질은 세월 그 자체로 남아 세상의 모든 꽃이 몸을 사리는 한겨울에 당당하게 핏빛 꽃망울을 펼쳐 고단한 생을 위안받는다.

'바람의 언덕’과 풍차를 지나면 지족해협 따라 죽방렴이 있다. 바다에 학이 날개를 펼친 모양으로 어장이 도열해있다. 참나무 말뚝 사이로 멸치가 고개를 들거나 내린다. 날 바람을 헤치고 태양이 빛나는 날에도 바닷물은 멸치의 온몸을 휘감는다. 밤바다는 등대 불빛이 일렁이고 해로가 열리는 밤은 수평선으로 바다를 읽어 간다. 낮이면 바람이 열어주는 물길 따라 맨발로 비상하는 은빛 꿈도 꾸었다.

참나무 말뚝 사이로 500년 페이지를 뒤적거리면 물때에 맞춰 간조시 들어오는 어장은 물고기로 풍년이 되고 원시림으로 뿌리 내린 대나무가 그물이 되어 바닷속 심지로 박혀있다. 
멸치는 대나무 그물로 들어오게 되면 귀한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
간조가 숨죽이고 깊어지는 시간이 오면 달빛이 사그락거리며 바다 위에 내려앉는다
어부가 죽방렴에서 뜰채 따라 건져 올린 일렁이는 멸치 떼들 가득하다.
펼쳐진 백사장이 반짝거리고 거품이 솜처럼 솟아오를 때 
투명한 소금 이불을 멸치가 끌어당기니 멸치는 눈꺼풀을 스르르 감는다
우리가 마주 앉은 식탁 위에는 바다가 출렁거린다. 

다시 나를 찾는 시간
내 안에는 오늘부터 마법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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