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풍경속으로

by 이연수

로드킬

-풍경속으로






1

아무도 모르게 담을 넘었어 사뿐히 내려앉았던 몸은 공중으로 솟구쳤어 허물어진 자동차 쇳소리가 귓가를 맴돌지 맨발로 다녔던 도시가 쿨렁거렸어 할퀴지 못한 발자국은 먹이를 놓쳤지 뒤돌아 보지 못한 멍든 새벽길 높았어 아늑했던 방 새끼들 살내음 피어올랐지 혀로 서로를 핥았던 몸 위 수염이 찰랑댔어

눈물이 흘러내린 얼굴 사이 자꾸만 잠이 오지 자면 안 된다고 누군가 말을 걸었어

밤보다 진한 어둠이 내려앉은 사이 엎드려 꿈을 꾸었어 착지하니

내가 밟은 땅마다 나비가 피어올라 기지개를 켜고 천천히 잔디위를 걷고 있었지

바람이 두꺼워지고 있다 온기가 휘청거려 돌고 돌아 발톱은 부러지고 늑골이 타들어가 모래처럼 부서졌어 걸어온 보폭만큼이 아니기를 입술이 바짝 말라갔지 뜨거운 물이 정수리에서 밧줄처럼 감겨왔어 쇠비린내 입안에서 맴돌고 바람 한 점 다가와 뺨을 포갰지

맹렬한 기세로 한번 더 분해되기를 주문했어 속도에 사육된 나는 익숙하지 않은 경계에서 꼬리를 내렸어






2

허공으로 날아올랐던 비둘기가 들리지 않고 의심이 많아지면

믿을 수 없는 사람들 투성이고 횡단보도 사이로 엿보는 시선들

비둘기를 넘어 가로질러 걷는 것도 새로운 추월이다

허기를 건너고 자유를 찾아 허락받지 못했던 날개는

영혼이 모여드는 횡단보도 사이마다 빗장이 채워졌다

신호등 아래 추모하고 내려앉았던 자리에 피어나는 날개꽃이다

숲으로 날아오르고 싶었던 창밖에는 씻지 못한

비둘기가 차 바퀴를 따라 걷고 있었고

속도를 이기지 못해 자신을 지우면서

풍경으로 지워지는 중이다









개.jpg


이전 11화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