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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 Apr 23. 2023

소리

소리


아득해진 길 어느 모퉁이에

잊힌 듯 숨어 있다

가끔씩 불쑥 튀어나오는

그 노래가 들려온 순간


물결치는 호수의 울음

들꽃 흔드는 숲의 울음과

꽤 닮았음을 알아차렸다


호수로 기운 비탈에 피어난

꽃의 이유는

숲에서 이는 바람에 마침내 지면

저 닮은 붉은 물비늘 되어

울고 싶었던 것이지


품을 수 없는 꽃을 보내야 하는

숲은

호수의 울음 뒤에서

숨죽여 흐느끼고 있던 것일지도


호수를 감싸 안은 숲길에서 목도한  

슬픈 인연들이 카타르시스였다면

다시 그 노래를 부르고 싶은 마음인게지


켜켜이 쌓인 먼지를 씻어 내려

내 안에서도 바람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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