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와 달 Apr 29. 2023

철길

낮은 자세로 마음을 다하여

철길

- 지나 온 길을 대하는 자세


기차는 철길을 밟고 달린다.

지나온 철길은

눈에서도 마음에서도 점점 멀어진다.

앞에 놓인 철길만 뚫어져라

마음을 태운다


기차가 종착역에 도착하면

모든 철길은 지나온 길이 되고

무명 화가의 그림인 양

뒷공간에 덩그러니 걸린다


그러나 콘크리트 무덤에

아직 박제되지 않았다면

기차는 되돌아가야 한다


오늘, 지나온 철길의 녹을 닦아내고

느슨해진 틈은 조이고 메워야 한다.

낮은 자세로 앉아

마음을 다하여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차는

내일도 달릴 수 있다.


** 과거는 늘 그렇듯

다시 오늘로 다가오고

내일로 펼쳐진다.


과거에 겸허해야

오늘에 진실해지고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소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