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분노가 무성했던 들녘이
마침내 활활 타올랐었다
지칠 줄 모르던 불길은
들판을 태우고
큰 강도 넘어
광장으로 내달렸었다
눈물은 그때 모두
증발해 버린 것일지도
오늘도 하늘은
어김없이 우는데
여전히 잔불 이글대는
그 들녘을 순례하려는
바짝 마른 슬픔들의 발소리가
서로에게 점점 가까워진다
눈물이 마르면
더 뜨겁게 울 수 있는 것이다
더 뜨겁게 타오를 수 있는 것이다
잊지 마라
언제나 들풀 같은 삶의
신음소리 울음소리가 쌓여
하늘과 땅을 흔들고
새벽을 불러왔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