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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내리던 밤에

by 해와 달

비를 맞는 아스팔트의

나지막한 비명이

시월의 밤을

더욱 쓸쓸하게 채워간다


나를 찾던 별빛이 길을 잃은 밤

기다림은 점점 잊히고

나도 흐릿하게 지워진다


킬리만자로산의 정상에서

끝내 바위가 되어버렸다는

표범이 떠 올랐다


깊어가는 가을이 쌓이고 쌓여

다다른 산꼭대기

온몸의 터럭 쭈뼛 솟은 채

굳어버린 산짐승


무엇이 두려웠던 것이냐

무엇을 지키고 싶었던 것이냐


어스름 남은 빛이 희망이다.

모든 밤이 이 빗속으로 가라앉기 전에

부디 부활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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