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지는 밤>
밤바람이 젖어 있었다
바람의 눈물인지
목련의 눈물인지
지난봄의 목련꽃 향기가
아련히 창문을 두드린다
아침 햇살 속에서
눈부신 슬픔을 펼쳐 놓은 채
하얀 파도처럼 지워져 가던
돌아 누어도
신경은 점점 뾰족하게 곤두선다
삼키는 비명 사이로
목련꽃 지는 소리가 섞인다
밤에 지려는 목련의 마음이
원망스럽다
아침 정원 가득 하얗게 쌓인
슬픔은 어찌하라고
** 지난봄 아프게 지던 목련이 다시 떠오른 것은
그 느낌이 가을스러워서 이겠지...
며칠 동안 비를 맞은 가을의 채도가 더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