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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 Oct 10. 2022

뉴질랜드의 본명, 아오테아로아Aotearoa'

'이름'의 의미

** 뉴질랜드 남섬 퀸스타운 가는 길 위에서 본 ‘아오테아로아’의 풍경


<이름>


축복하고 소원하는 마음

흩어지지 않고 물결쳐

너에게 이르렀다

너에게 이른 마음

이름’이라 불렀다


뉴질랜드의 본명, 아오테아로아Aotearoa’를 아십니까?    

 

 ‘아오테아로아(Aotearoa)’.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땅을 일컫는 말이다. 마오리 말로 ‘아오(ao)는 구름, ‘테아(tea)는 하얀색, ‘로아(roa)는 길다.’라는 의미이니, ‘아오테아로아(Aotearoa)’를 우리말로 옮기면 ‘길고 흰 구름의 땅’이 된다.


 ‘뉴질랜드’라는 명칭은 공식 기록상으로 1642년 이 땅에 처음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 네덜란드의 탐험가 아벨 타즈만이 자신의 고국 네덜란드의 한 해안지방인 ‘젤란드’의 이름을 따서 ‘새로운 젤란드’라고 명명한 것에서 기원하였다고 한다. 뉴질랜드보다는 ‘아오테아로아’가 이 땅의 자연환경, 역사는 물론 여행자의 눈에 비친 첫인상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최근 뉴질랜드에서 국가 명칭을 ‘아오테아로아’로 바꾸자는 청원이 접수되어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뉴질랜드’의 기존 명칭을 유지하자는 응답자의 비율이 58%로 과반을 차지하였지만, ‘아오테아로아’라고 변경하자는 의견도 41%나 나왔다고 한다.

국가 명칭 변경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을 알고 있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여론 조사 응답자의 상당수가 ‘아오테아로아’ 또는 ‘‘아오테아로아 뉴질랜드’로 변경하는 것에 찬성했다는 조사 결과는 ‘아오테아로아’라는 명칭이 뉴질랜드 국민들에게는 나름의 소중한 의미가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한번 상상해 보라.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카누에 몸을 싣고 태평양을 항해하던 마오리족, 험한 바다와 싸우며 지쳐가던 그들 앞에 마침내 길고 흰 구름 아래에 펼쳐진 땅이 나타났을 때 얼마나 큰 기쁨, 안도감을 느꼈을까?

 ‘아오테아로아!’ 이 외침은 이 땅에 발을 딛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마오리족에게는 축복과 희망의 감탄사였을 것이다.


 장소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물의 이름에도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가을의 어원은 ‘끊어내다, 거두다 [秋收]’라는 뜻을 가진 고어 ‘갓다’라고 한다. 가을이라는 이름에는 ‘열매를 거두는 계절’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소나무를 뜻하는 한자 松(송)은 나무'木'자와 공작을 뜻하는 '公'이 합쳐진 글자이다. 길을 가다 소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하게 된 진시황제가 그 공을 치하하는 의미로 ‘목공(木公)'이라 하였고 이 두 글자가 합쳐져서 '松'자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에 따르면 ‘소나무’라는 이름에는 ‘고귀한’ 나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아마도 중국이든 우리나라든 숲이나 산에서 가장 흔하게 만나는 나무 중 하나가 소나무일 것이다. 나는 ‘나무 공자(木公, 松)’라는 명칭은 비단 소나무만이 아닌 우리 주변의 모든 나무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의 표현일 것이라 생각한다. 나무는 인간에 그늘을 내주어 쉼터가 되기도 하고, 그 열매로 양식을 주기도 하고, 여러 가지 도구의 재료와 땔감이 되기도 하였으니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아이가 태어나 이름을 지을 때도, 축복하는 마음과 그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나기 바라는지 소원하는 마음을 담아 이름을 짓는다. 그러니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기 전, 그 안에 담긴 축복과 소원하는 마음을 잠시 새겨 보도록 하자.


 누군가의 이름을 소중하게 부르면, 그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 될 것이다. 이름은 마법의 주문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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