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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 Nov 16. 2022

망각

<망각>


지난밤의 빗물만큼 깊어진

계절의 강 속으로

가을이 가라앉는다

 

강물 위로 떨어지는

마지막 가을비 한 방울

동그랗게 퍼지는 물결이 기억해 낸

아득한 반도네온의 곡조

망각의 노래가 흐르던 지난 영상에

불이 켜진다


갈색 커피 향이

너의 어색한 웃음을 도드라지게 했던

어쩌면 나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때 그곳 그 표정


헤어짐의 이유가 잊혔기에

여전히 기억되어 있는

찔려 들려오던 노래

커피 향의 어두운 색감

마지막을 직감한 후의 담담함


망각할 수 있어

남은 기억이 견뎌 내는 것이다

망각할 수 있어

또다시 계절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https://youtube.com/watch?v=dF-IMQzd_Jo&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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