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
지난밤의 빗물만큼 깊어진
계절의 강 속으로
가을이 가라앉는다
강물 위로 떨어지는
마지막 가을비 한 방울
동그랗게 퍼지는 물결이 기억해 낸
아득한 반도네온의 곡조
망각의 노래가 흐르던 지난 영상에
불이 켜진다
갈색 커피 향이
너의 어색한 웃음을 도드라지게 했던
어쩌면 나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때 그곳 그 표정
헤어짐의 이유가 잊혔기에
여전히 기억되어 있는
찔려 들려오던 노래
커피 향의 어두운 색감
마지막을 직감한 후의 담담함
망각할 수 있어
남은 기억이 견뎌 내는 것이다
망각할 수 있어
또다시 계절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https://youtube.com/watch?v=dF-IMQzd_Jo&feature=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