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거리

명절의 여행

by 이타

명절에 아내와 아들, 그리고 나.
셋이서 떠나는 여행.



웃고는 있지만, 마음 한쪽이 조금 비어 있다.
명절은 원래 사람이 많은 날이라서일까.
적은 숫자는 조용함을 남기고,
조용함은 허전함을 만든다.


우리는 종종 많은 것 속에서 안심하고,
적은 것 앞에서 생각이 깊어진다.


셋이라는 숫자는 충분하지만
어딘가 덜 찬 듯한 기분을 준다.
빠진 사람이 있어서가 아니라,
지나온 시간이 함께 오기 때문이다.


여행은 장소를 바꾸지만
관계의 크기를 바꾸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가 무엇을 바라볼지 선택하게 한다.


비어 있다고 느낄 것인가,
아니면 남아 있는 것에 시선을 둘 것인가.


허전함은 결핍이라기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가깝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북적임 대신 호흡을 선택하고 싶다.
많은 사람 대신
내 앞에 앉은 두 사람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는 쪽을.


셋이 떠나는 여행은 작지만,
작기 때문에 더 선명하다.


선명함은 때로
충만함보다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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