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92mZoyD41Jw
위의 단어를 아시나요? 그대로 읽으면 ‘메르헨’ 뜻은 동화나 옛날이야기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미 동화를 읽을 나이는 한참 지난 제가 왜 저 단어를 들고 왔을까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뜻을 모르고 저 단어를 들었을 때도 단어의 울림이 참으로 마음에 닿았었는데 그것과 더불어 단어의 뜻과 합쳐지며 요즘 저의 생각에서 떨어질 줄 모르는 단어입니다.
어제였습니다. 시험공부에 지친 저는 한 만화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선택해서 보았는데 볼만하더군요. 여행사에서 일하는 두 남녀가 시베리아의 지점에 가기 싫어 거짓 결혼을 한다는 것이 주요 설정이었습니다. 사람들과의 대화보다는 지도에 빠져 혼자만의 세계 여행을 선호하는 여자와 생각이 많아 답변이 느려 사회에서는 답답하게 받아지는 남자의 캐릭터 설정 또한 매우 흥미롭게 느껴지더군요. 처음에는 둘의 성격만큼이나 느리고 잔잔한 러브코미디가 재밌어서 보았지만, 다보고 느껴지는 감정은 완전히 다른 감정이었습니다.
그들은 평범한 회사에서 평범하게 일하지만, 딱 한 가지 저와는 크게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치열하게 살고 집에서 자신이 푹 빠지면서 행복을 느끼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지요. 여자는 지도를 보며 자신만의 세계 여행을 즐기는 것에서 행복을 느꼈고 남자는 고양이와 함께 놀며 텔레비전을 보는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었죠. 분명 사회에서는 힘들었을지언정 집에 돌아와서는 시시하고 소소하나 확실한 행복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 부분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습니다. 제가 집에서 하는 게임이나 유튜브 시청으로는 그런 행복감은 느끼기 힘들었으니까요. 아니, 더 나아가서는 그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안정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안정적인 상태를 만끽하며 얻을 수 있는 시시하고 소소한 행복.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행복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혼자서든 가족을 구성하든 그런 행복을 이상으로 삼으며 삶을 살아가죠. 조용한 낙원에서 일이 끝나면 아무 방해 없이 편히 쉴 수 있는 그러한 이상. 마치 동화와 같이 따뜻하고 아늑하며 자그마한 그런 느낌의 이상을 찾고 있을 겁니다. 저 또한 위의 만화를 보고 그러한 이상을 찾다가 문득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깨달았습니다. 저런 시시하고 소소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 가져야 하는 일자리가 현실에서는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야 가질 수 있는 것일까요? ‘안정, 편안’이라는 단어를 위해서 우리가 바쳐야 하는 노력은 얼마나 동화에서 보이는 것과 동떨어져 있는 것일까요?
공부를 하다가 같이 바람을 쐬러 나온 친구에게도 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친구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그런 시시하고 소소한 삶을 얻기 위해서 치열하게 살아야한다는 것이 너무 역설적이지 않느냐고요. 그 얘기를 듣자 당장 밤 11시에 학점에 절절매며 하루하루의 시험만을 얘기하는 우리들이 그런 시시하고 소소한 행복을 얻고자 하는 게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저는 다시 깨달았습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여실히 느끼고 받는 감상이 얼마나 비참하던지 저는 순간 입을 다물었습니다.
‘메르헨’에서는 착한 사람이 상을 받고 나쁜 사람이 벌을 받습니다. 또한, 시시하고 소소한 행복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로 될 때가 적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는 이야기였던 ‘메르헨’, 그러니까 동화가 이제 와서 제게 하나의 이상이 되어버린 것은 당연한 일이여야만 한 것이었을까요? 이미 동화에서 한참 동떨어져버린 제 삶이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여전히 바라고 바랍니다. 그 조그마하지만 원대한 이상이 제 삶이 되기를요. 또한, 이 글을 읽은 여러분들에게도 차갑고 차가운 현실과는 다른 동화 같은 이상이 삶에 찾아와 시시하고 소소하지만 분명한 행복을 느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