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는 끝났지만,
감정은 끝난 척하지 않는다.
정리했다고 믿었는데,
어딘가에서 여전히 나를 건드린다.
요즘 SNS가 그렇다.
절교한 사람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의도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한때 내 옆에 있던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댓글을 주고받는다.
그 관계의 온도를,
굳이 드러내 보이려는 사람처럼.
처음엔 우연이라 여겼다.
하지만 같은 장면이 반복되면,
그건 연출이다.
의도된 친밀함.
자극을 계산한 평온.
그리고 나는,
그 모든 걸 알면서도 봤다.
확인하고,
마음을 쓰고,
그러곤 스스로 상처받았다.
왜 우리는,
끝난 관계를 굳이 ‘보러’ 가는 걸까.
팔로우 하나 끊지 못해
유난스러워 보일까 망설이면서,
그 사이
상대의 감정전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SNS는 감정을 남기는 곳이 아니라,
감정을 자극하는 장치다.
누군가의 일상은
누군가에겐 공격이고,
아무렇지 않은 말투는
누군가에겐 고의다.
우리는 안다.
보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걸.
그런데도,
굳이 보고,
굳이 의미를 읽고,
그 감정에 스스로를 집어넣는다.
그러니 이제,
나는 이 무대를 떠난다.
보지 않기로.
신경 쓰지 않기로.
그 감정전의 관객이 되지 않기로.
신경전은 너 혼자 해.
나는 안 봐서 모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