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보다 보면, 가끔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더블데이트를 하다 연인에게 들키는 장면.
당황한 얼굴로 내뱉는 말은 늘 똑같다.
“오해야. 오해!”
주인공을 곤경에 빠뜨린 라이벌도 있다.
나쁜 소문을 퍼뜨려놓고, 들통나면 태연하게 말한다.
“오해였네요. 미안해요.”
그러고 보면,
살면서 내가 들은 ‘오해’라는 말들 중
진짜 오해였던 건 과연 몇 번이나 될까.
고등학교 시절, 체육 시간 동안
반에서 지갑이 사라지는 일이 있었다.
누군가 말했다.
“창문 너머로 걔가 교실에 들어가는 걸 봤어.”
그 말 한 줄로, 친구는 순식간에 용의자가 됐다.
하지만 그 시간, 친구는 양호실에 있었다.
양호 선생님이 직접 우리 반에 와서
그 아이는 교실에 가지도 않았다고 증언한 뒤에야
상황은 정리됐다.
소문을 낸 아이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내가 잘못 봤나 봐. 오해해서 미안.”
그건 정말 오해였을까?
아니면, 친구와 1, 2등을 다투던
묘한 경쟁심과 질투가 스며든 말이었을까.
사람은 안다.
말이 어떻게 퍼지는지,
누구의 이름을 거론하는 일이
어떤 결과를 부르는지.
더구나, 이젠 그걸 모를 나이도 아니다.
‘오해’는 뜻이 잘못 전달됐을 때 쓰는 말이다.
의도를 담아 던져놓고, 일이 커지자
슬쩍 빠지는 데 쓰는 단어가 아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면서
그 감정에 정당성을 덧씌우려
“그럴 줄 알았어” 같은 해석을
들이대기 위한 구실도 아니다.
그러니 제발,
진실이 아니라면
그 말, 쉽게 꺼내지 마라.
오해는 무슨—
거짓말인 거, 다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