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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가 SOGA Jun 12. 2024

[집] 이 땅은 한 평에 얼마예요?  

서울에서 집 짓기를 위한 땅 찾기가 시작됐어요.

7억 정도 하는 집 보여주세요.

내 땅이라는 첫 번째 과제가 생겼으니 이제 행동에 옮겨야 했어요. 틈틈이 부동산 매물들을 검색하고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평일에는 살고 있는 동네를 중심으로, 주말이면 가족 외출이라는 명분으로 평소 살고 싶던 지역이나 인터넷에서 본 매물이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일단 부동산을 보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 자금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많이 보고 물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부동산 사무실을 찾아 문의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쑥스럽더라고요.


"저... 안녕하세요. 혹시 주변에 집이나 땅 나온 게 있나요?"

"예산이 얼마인데요?"

"보고 결정하려고요..."

"집가격이 천차만별인데 대략적인 가능 금액을 알려주셔야 맞는 집들을 보여주죠."

"어.... 한 7억 정도... 그런데 더 저렴하면 좋고요..."


사실 그만한 돈은 없었습니다. 일단 대답을 해야 하는데 숫자 7이 왠지 행운을 가져다줄 것도 같고 그 정도는 돼야 부동산에서도 성의 있게 괜찮은 매물들을 보여줄 거라 생각해 급하게 둘러댔어요. 당시만 해도 그 정도 금액이면 저희 동네에서 괜찮아 보이는 오래된 주택을 구할 수 있는 금액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대답을 한 이후로 처음 방문하는 부동산에서 제 예산은 주욱 7억 원이었습니다.


부동산 사장님들과 매물로 나온 집들을 둘러보다 보면 그 지역의 장점과 단점, 호재 가능성, 건축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어요. 물론 대부분 거래를 이끌어 내기 위한 과할 정도의 낙관적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초보인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개인 과외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늘어가 어느덧 관심 있는 지역에 대한 주거 환경, 교통, 개발 정보, 대지의 평당 시세 등 전반적인 정보가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이게 되었습니다.

집합건물과는 다르게 규격화되지 않은 토지, 단독주택 등을 구하신다면 매물 정보는 온라인에서 기본 정보는 얻되, 마음에 드는 지역의 공인중개사 사무실들을 자주 방문하시고 친분을 쌓아두시면 좋습니다. 아파트와 달리 주택가의 집이나 토지는 소유주들이 특정 부동산에만 매매를 일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인터넷 게시가 서툰 곳도 있고 또는 이미 알고 있는 조건이 맞는 구매희망자에게 우선 연락해 신속히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더욱이 부동산을 통해 현 소유자의 성향이나 상황에 관한 정보를 접할 기회도 있어 나중에 구입을 진행한다면 협상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기도 합니다. 게다가 매물이 아닌 경우라도 부동산을 통해 구매 의사를 타진해 볼 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발품을 파느냐 힘들었을 거라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그 시기가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아내와 저는 당시 아주 어린아이 둘을 유모차에 태우고 수시로 부동산 구경을 다니곤 했어요. 그렇게 몇 년째 살고 있던 동네였지만 구석구석을 다니며 이전에는 몰랐던 지름길, 뜻밖의 운치 있는 주택가, 떡볶이가 맛있는 가게 같이 저희가 좋아하는 장소들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주말에 타 지역을 방문할 때면 계획했던 현장 방문을 마치고 그곳의 맛집과 볼거리도 함께 즐기며 가족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일거양득이었죠.


한정된 예산으로 내 마음에 드는 땅을 찾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기다림과 노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치지 않으려면 이 과정을 즐기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부동산을 찾아다녀야 할 기회가 있으신 분이라면, 그 여정을 소풍처럼 즐기면서 주변분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시간으로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우리 집

처음에는 무작정 구경만 했지만,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부동산에 대해 하나둘 알게 되고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을 보는 눈이 조금은 트였다고 할까요? 


매번 둘러볼 때마다 좀처럼 마음이 가지 않던 쓰레기와 잡초만 있는 땅들, 낡고 허름해 보이기만 했던 집들이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진입로,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주변시설과 같은 땅의 가치를 결정하는 입지와 환경 요인들을 먼저 고려하게 되었어요. 아울러 용적률, 건폐율, 1·2·3종 일반주거지역, 일조권 사선제한 등 건축 관련 용어들이 익숙해지면서 매입을 한다면 향후 어떤 건물이 들어설 수 있을지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구입 자금 마련과 관련해서도 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이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대출을 최소화하고 대부분의 자금을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대출을 적극 활용해 취득을 하고 건축 자금이 마련될 때까지 세입자를 받아 월세로 이자를 감당한다던지, 기존 전세 세입자의 임대계약을 인수해 세입자의 보증금을 제외한 차액만 지불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알아갈수록 욕심내볼 만한 매물도 많아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우리 집 마련이 한층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울 같은 도심지에 집을 지으려면 어떤 부동산 사야 할까요?


건축이 가능한 토지를 원래 소유하고 계셨거나 오래된 집을 물려받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집을 짓기 위해 일반적으로 다음 중 하나의 부동산 형태를 매입하게 됩니다.


1. 리모델링이 가능한 건축물이 존재하는 대지

매입 시 건물 가치도 가격에 포함될 수 있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물이 활용가치가 있다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지을 필요 없이 리모델링으로 새집과 같이 개조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비용과 시간을 월등히 절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원래도 아파트에 비해 단독주택은 실거래가 대비 대출이 적게 나오는데 방의 개수만큼 방공제가 될 수 있어 계획보다 대출 가능액이 크게 적을 수 있습니다.


2. 아무 건축물도 없는  대지

매입 후 원하는 시기에 건축을 진행하면 되기 때문에 가장 깔끔한 형태입니다. 생각보다 비싼 철거비용도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울 같은 도시에서 내가 원하는 장소에 딱 필요한 크기만큼의 비어있는 땅을 찾아내는 건 유니콘을 찾는 것만큼 가능성이 낮기도 합니다.

혹 마음에 드는 토지를 찾아 취득을 계획하신다면 반드시 건축사 사무실이나 시, 군, 구청의 건축 관련 부서에 건축 가능 여부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에 들어 덜컥 구입했다가 지적도 상에 도로가 없는 맹지여서 건축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건축 규제로 인해 계획했던 건물을 구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3. 건축물이 있으나 집을 짓기 위해 철거해야 하는 대지 

지어진 지 상당히 오래된 구옥들은 매입 시 토지 비용만 들고, 건축물에 대한 비용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 상태 그대로 주택으로 매입할 것인지, 건물을 멸실해 주택이 아닌 토지 구입으로 하는 것이 나은지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지기도 하고, 관련 양도세 및 취득세도 다르게 적용되거든요. 계약 전 세무 전문가와 상의하여 매도자와 매수자가 합의해 결정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경우에도 건축 가능 여부와 제한 사항들을 매입 전에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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