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아!
섬 활을 가는 아들에게 오랜만에 글을 쓴다. 지금쯤은 짐을 다 싸고 대학부 친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까? 방금 아빠가 카톡 보냈더니 선물 포장하고 있다고. 쉼이 없네. 그럼에도 사랑하는 대학부 지체들과 함께하는 기쁨이 있겠지?
구글에서 미역 채취를 검색하니 여러 이미지가 나오더라. 고되 보이던데. 우리 아들 고생하겠다 싶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은혜!!!'라고 카톡 답글을 보낸 우리 아들. 듬직하다!!!
한국 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섬이 유인도 472개를 포함해서 총 3천348개라네.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로 섬이 많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다른 나라는 모두 전 국토가 섬이라 대륙에 속한 국가 중에서는 우리나라가 섬이 제일 많다고 하더라구. 섬이 육지보다 여러모로 살기 불편하다 보니 삶의 만족도가 육지보다 낮은 편이고, 노령인구의 비율도 높다고 하더라. 그래서 일손이 더욱 필요하겠지. 민이가 가는 관사도를 검색해보니 평균 연령이 75세인 8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이더구나. 새벽이슬 같은 청년들이 그곳을 찾아가니 어르신들이 많이 반가워하실 것 같다.
대학에서 일상 선교사로 살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삶으로 살아내는 민이가 귀하고 귀하구나. 복음의 신을 신고 함께 가는 주의 청년들의 발걸음이 참으로 귀해서 아빠의 가슴이 벅차다.
얼마 전, 학과 자동차 동아리에서 자동차 모형을 만드느라 허리가 아펐었는데 지금은 괜찮은지 모르겠다. 종종 허리를 쭈욱 펴는 스트레칭을 하면서 일하면 허리가 덜 아프지 않을까 싶다.
아기띠로 안고 다니던 쪼만했던 우리 아들이 이렇게 듬직한 청년이 되었네.
지난주에 안경 맞추러 갔다가 우연히 집까지 동행하게 된, 민이에게는 한참 후배인 남학생 엄마에게 오늘 전화가 왔어. 아빠랑 차 안에서 이야기 나눈 게 너무 좋았다고 아들에게 들었다고, 그리고 아빠가 상담교사인 걸 알게 되어 아빠 연락처를 물어물어 알게 되었다면서 전화를 주셨어. 어머니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어. 이런 저런 상담을 계획하고 있는데 아빠의 생각을 듣고 싶다고 하시더라. 대답하기 전에 학생의 어머니에게 부자 사이가 어떤지 물었어. 아빠의 예감처럼 관계의 어려움이 있다고 답하셨어. 아들의 변화를 위해서는 상담의 대상이 아들이 아니라 가족이어야 근본적인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전했어. 그리고 훈이네 엄마의 상담센터를 소개했어. 훈이엄마가 가족상담 전문가시잖아.
민이를 키우면서 미숙했던 아빠를 되돌아보면서 아빠와 같은 전철을 남학생의 가정이 밟지 않기를 바랐어. 여러모로 미숙했던,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성장해가고 있는 아빠인데도 잘 자라줘서 고맙고 고맙다. 아들!
섬활을 가는 아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