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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tle rain Jan 20. 2024

작가 남궁인. Beyond와 With 사이에서

'나의 북숭아, 도-레-미-미-미'를 읽고

작가 남궁인, 응급의학과 의사이기도 한 그의 책 '제법 안온한 날들', 만약은 없다' 등을 전에 재미있게 읽었다. 어린 시절 의사를 꿈꾸었고 현재는 작가를 꿈꾸는 나에게 그는 본이 되는 인물이다. 분초를 다투며 진료하고 기진맥진한 상태로 퇴근한 후에도 매일 독서와 글쓰기를 하는 작가의 일상에 존경심마저 들었다. 그렇지만 Beyond... 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생각되었었다.

 그런데 TV에능 프로에 출연한 작가가 걸그룹 멤버가 나오자 팬이라고 하며 몹시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친근감이 급상승했던 기억이 있다.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작가의 낯선 글을 발견했다.

'나의 복숭아'란 책에 수록된 작가의 '도-레-미-미-미'란 글이었다. 여러 작가가 함께 쓴 책의 부제는 '꺼내놓는 비밀들'이었다. 작가도 자신의 비밀을 쏟아놓았다. 학창 시절 피아노반주를 멋지게 담당했던 그의 노래는 으뜸음 '도'에서 시작하여 '레'를 지나 '미'에서 고정된다고 했다. '파'도 '미'음정으로, '솔'도 '미'음정으로 노래하는 작가의 노래방 풍경이 그려졌다. 그제야 작가가 'Beyond'에서 'With'로 느껴졌다. 예전 여자친구가 작가와 헤어질 때, 작가의 노래를 들어주기까지 했다며 마치 인심을 베푼 것처럼 말했다는 대목에서는 급기야 잠든 아내의 몸을 뒤척이게까지 야심한 시간에 '키득키득' 웃고야 말았다.

 

 빌려온 작가의 또 다른 책,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란 책을 이어서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가장 핫한 작가 중 한 사람인 '이슬아'작가와 주고받는 서간문형식의 책 서문에서 그의 솔직한 마음이 전해졌다.

"이슬아의 꾸짖음을 달게 받을 작정으로 서간문을 시작합니다. 내가 얼마나 구린지 본격적으로 생각하면서도, 용기를 내 자모를 맞추고 문장을 만들어 자신을 변호하는 것입니다"

 작가의 서문에 반했다. 특히 '내가 얼마나 구린지'란 표현에서 묘한 쾌감과 그의 당당함이 동시에 전해졌다. 성실을 넘어선 것처럼 느껴지는 그의 독서와 글쓰기는 내게  'Beyond'였지만 용기를 내 자신을 변호하는 구린 작가와는 'With'로 동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의 새로운 글들이 기대가 된다. 누가 아는가? 작가와 작가로 만나게 될 날이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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