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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tle rain Jun 22. 2024

"살아있구나"

종종종, 슝~

 어제 집 앞 여수천을 걸었습니다. 러닝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달리고 싶었습니다. 잠들기 전 내일 아침이 기다려졌습니다. 눈이 떠진 이른 아침, 어제 내린 커피에 얼음을 넣어 두세 모금 마시고, 체대생인 작은 아들의 옷장에서 러닝용 반바지를 꺼내 입었습니다. 평소에는 핸드폰을 들고 이어폰을 꽂고 걸었는데 오늘은 삼성워치만 차고 집을 나섰습니다. 하늘은 흐렸지만 비가 금방 내릴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천천히 달렸습니다. 1분 정도 달렸을까요? 벌써 숨이 차오릅니다. 조금만 더 달려보자 마음을 먹고 숫자를 세었습니다. 하나, 둘, 셋... 백까지 쉬면서 속도를 줄여 뛰었습니다. 코로만 숨쉬기에는 벅차 입을 살짝 벌려 숨을 내뱉었습니다.


 백까지 세고 걸었습니다.  산책로에서 먹이를 찾던 참새가 하늘로 날았습니다. 공중에서 빠르게 날갯짓을 몇 차례 하더니 살짝 비상했습니다. "종종종, 슝~"하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 도움 받아 멀리뛰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같은 동작을 몇 차례 하더니 참새는 날아올랐습니다. 여수천은 졸졸졸 소리를 내며 흘렀습니다. '시냇물은 장애물을 만나야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구나.' 깨달아졌다는 김연수 사모님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달리다 걷다를 반복하여 목적지에 도착할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심호흡을 크게 한 후, 방향을 돌려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다시 뛰고 걷고...

 시냇물소리, 빗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숨소리가 들렸습니다. 때론 거칠게, 때론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내 숨소리, 그리고 내 심장의 소리,

 "살아있구나."


 이제는 달리기를 자주 해야겠습니다. 때론 달리다가 멈춰 "야호~"하고 소리쳐 외쳐야겠습니다. 생생히 살아있음을 나에게 말해줘야겠습니다.


*한 줄 요약: 나는 달린다. 나는 숨을 쉰다. 나는 살아있다.

  

#라이트 라이팅 #라라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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