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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tle rain Jun 24. 2024

부디 한 주간 잘 버티길

 다리가 뻐근하고, 머리는 무거웠다. '병가를 내버릴까? 아니다. 알바 가는 둘째를 출근길에 지하철역에 내려줘야지. 막상 출근하면 괜찮을 거야.' 녹내장 안약을 넣고 눈을 감은 채 생각을 정리했다. 세수를 하고, 쿨소재의 반팔과 헐렁한 바지를 입었다. 양말은 가방에 넣고 맨발로 샌들을 신었다. 지하철역 근처에 둘째를 내려주고 학교로 향했다. 사람들을 마주치지 않고 5층까지 걸어서 갈 것인가? 사람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며 5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탈 것인가? 후자를 선택했다. 후문과 붙어 있는 주차장 대신 경사로를 올라 창고 옆의 작은 주차장에 차를 댔다. 계단을 오르는데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보건실에 들려 타이레놀을 받을까? 피곤한 얼굴로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 그냥 참자. 커피 마시고 정신 차리자.'

 정신을 차리려고 했지만 정신이 차려지지 않는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코로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입을 살짝 벌려 숨을 길게 내뱉는다. 여러 번 반복하니 살짝 졸음이 온다. 지난 금요일, 학교에서 롯데월드로 체험학습을 다녀온 피로가 풀리지 않은 것 같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학생 뒤를 따라다녔던 것이 무리가 되었나 보다. 그래서 오늘 아침, 입술포진이 생겼나 보다. 내 몸의 컨디션을 알아차리지 못했구나...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만나고, 결재를 올리고, 통신문을 보내고 퇴근시간이 되었다. 체력도 감정도 고갈이 된 것 같다. 이제 월요일인데... 부디 한 주간 잘 버틸 수 있길.


*한줄요약: 내 몸의 컨디션을 알아차리고 잘 데리고 한 주를 지내보자.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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