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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tle rain Jun 26. 2024

나를 위한 선물

"고생했다. 애썼다"

 "아빠, 무신사 무진장 할인하네요" 

막내의 이야기에 솔깃했습니다. 올 초에 무신사앱으로 통이 넓은 청바지를 싸게 사고 잘 입고 다녔거든요. 지난 5월 초 사려던 오버핏 화이트 반팔 셔츠를 막내의 이야기를 듣고 무신사앱에서 검색했습니다. 스파오 매장에서 사려던 제품인데 할인에서 제외된 품목이어서 구매하지 않았거든요. 검색하니 같은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비슷한 제품이 할인해서 만원 정도 쌌습니다. 제 체형과 비슷한 구매자의 후기를 살핀 후 구매 버튼을 눌렀습니다. 오늘 저녁 도착 배달될 예정입니다. 끈으로 여미는 헐렁한 고무줄 면바지에 맨발로 검은색 샌들을 신고 오버핏 화이트 셔츠를 걸치려고 합니다. 검은색 선글라스도 끼고요. 큰 아들에게는 작아진 청반바지하고도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제는 걷기도 힘들었는데, 어제는 오랜 시간 혼자 산책을 했습니다. 이번 한 주간을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산책의 끝에 명랑핫도그 가게에  들렀습니다. 핫도그에 설탕을 바르고 케첩과 머스터드를 뿌렸습니다. 핫도그를 먹으며 돌아오는 길, 천을 따라 이어진 산책길에서 노을 지는 하늘을 보았습니다. 핑크빛으로 길게 물든 구름이 하늘을 나는 용 같았습니다. 숨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다 사진을 찍었습니다. 


나를 위해 오버핏 화이트 셔츠도 사고, 달콤한 핫도그도 먹었습니다.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습니다. 산책길에서 만난 하늘을 가로지르는 핑크빛 구름이, 오늘 나에게  주신 창조주의 선물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고생했다. 애썼다." 

 

  아내와 아들들이 없는 오늘 저녁엔 아파트 단지 내 작은 헬스장을 갈 겁니다. 근력운동을 무리되지 않게 할 겁니다. 이 또한 나를 위한 선물입니다. 나에게 매일 선물해 줄 겁니다. 나에게 준 선물이 나도, 내 주변도 잔잔히 시원하게 해 줄 미풍이 되어 돌아올 겁니다. 


*한줄요약 - 나에게 준 선물이 미풍되어 돌아올 거에요.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화요 갑분 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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