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ear Luna May 27. 2022

요가를 모르는 그녀

요가 배우는 이모

명절 연휴에 조카가 집에 왔다. “이모, 요즘 요가 배운다며?" 초등학교 5학년인 조카는 거실 옆에 말려서 세워져 있는 매트를 보며 나에게 말을 건넨다. “응."

"요가 한번 해봐!"

"그래."

나는 말려있는 매트를 펴고 양말을 벗으며 말했다.

"요가는, 맨발로 하는 거야."

“왜?”

"발로 땅의 토대를 느끼면서 해야 하거든."

나를 따라 조카도 양말을 벗었다.

그리고 나는 태양경배자세 A를 시작했다. 진지하게 천천히.

나를 보던 조카는

"이모? 그게 요가야?"

"응. 이거 태양경배자세야."

"뭐야! 이효리처럼 해봐. 막 다리 꼬고 구부리고 하는 거 있잖아."

"이모는 그런 동작 못해. 그리고 요가엔 그런 자세만 있는 게 아니야."

나는 슬며시 피곤해져서 송장 자세, 아기 자세를 취해 보였다.

그런 나를 보고 있던 조카는 깔깔깔 웃으며

"그게 뭐야. 그게 뭐야."

하며 매트 위에 올라가서 내 흉내를 냈다.

"이모가 하는 요가 이상해. 절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조카님.

조카님이 상상하는 멋진 아사나를 보여주지 못해서.

이모는 이효리가 아니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