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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건반검은건반 Oct 19. 2021

교수-학습 계획안 작성하기(1)

임용 준비를 위한 수업 안 작성법

수업을 하기 위해 미리 연구하고 계획하여 수업의 과정 및 발문과 대답으로 진행 계획을 기록한 것을 우리는 교수-학습 계획안이라 부른다. 이는 가르치는 활동인 교수 활동과 배움이 일어나는 학습 활동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문서로서 지도안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수업안이라고 줄여서 불리기도 한다. 이 교수-학습 계획안은 매수 업마다 작성되는 것은 아니나, 수업자 본인이 생각의 정리를 필요로 하는 특별하게 의도한 수업에 작성되기도 하고, 학부모 공개수업과 같은 공개수업에서 작성되기도 한다.

교수-학습 계획안은 특별한 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래에 제시할 수업 안은 나의 생각일 뿐이다. 하지만 좋은 교수-학습 계획안 작성의 시작은 모방으로 시작된다. 잘 작성된 수업 안을 모방하여 작성법을 익히고 나면 좀 더 발전된 계획안을 창작해서 활용할 수 있다.

 

임용고시에서 작성되어야 하는 교수-학습 계획안과 공개수업에서 보이는 교수-학습 계획안은 수업자가 아닌 사람이 그 계획안을 보고 수업을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 보며 수업을 참관하게 된다. 그러므로 친절하고도 명확한 교수-학습 계획안이 필요하다.

교수-학습 계획안은 세안과 약안으로 나뉘게 된다. 세안은 보통 10쪽에서 20쪽 정도의 분량으로 이 수업에 대한 단원의 이해, 계열, 재구성의 의도, 사용한 학습 모형이나 교수법, 실태 조사 및 분석 등 자세히 연구되어 계획되었으므로 수업자의 의도를 더욱더 잘 전할 수가 있다. 세안을 작성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자주 작성되지는 않으나, 작성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약안은 보통 2~4장 정도의 분량으로 세안 중에서도 본시 학습 계획안에 해당된다. 약안은 학부모 공개수업이 있으므로 1년에 한 번씩은 꼭 짜게 된다. 신규교사 시절에는 동료장학을 위해 좀 더 횟수가 많을 수 있다. 계획안은 교사의 입장이 아닌 학습자의 입장에서 학습자에게 적합한 수업을 계획해야 한다. 이는 학습자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수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교수-학습 계획안은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수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학생들은 어떠한 행동을 보이게 될 것인지 눈에 그리듯 훤히 보이도록 작성하는 것이 좋다. 어느 단계에서 어떤 크기와 형태의 자료가 어떻게 제시되며, 학생들은 어느 정도의 수준, 내용, 형식으로 학습 결과물을 생산해내게 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그려져야 한다. 학생들은 어느 단계에서 오류를 범하기 쉬우며, 그럴 때 교사는 어떻게 피드백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어야 한다.


1. 수업안 (약안) 작성하기


<1> 개요 짜기

약안은 간략한 단원 및 주제, 차시 및 쪽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개요표에서 시작한다. 이 속에 넣을 내용은 교육과정마다 중요시 여기는 것이 달라 변화된다. 아래에 예시로 보인 수업 안의 개요 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이므로 교과역량이 강조되었다. 본시 주제와 학습목표는 비슷한 내용으로 기술 방법이 다르다.

본시 주제는 '---기'로 기술되고, 학습 목표는 '-----할 수 있다'로 기술된다.

교과 역량은 이 수업에서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역량 1~2개만 쓰면 충분하다. 내 수업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1~2개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도 어렵다. 욕심부리지 말고 1~2개만 쓰자.

윗 개요표는 수업자가 의도하여 단일 차시로 구성하였으나, 실제로 교과서에는 연차 시 수업이 훨씬 많다. 연차 시는 40분 수업이 아닌 80분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업 안 구성시에도 연차 시를 적용하여 구성할 수 있다. 연차 시 수업으로 구성한 개요표는 아래와 같다.

 교수 자료는 교사가 주로 사용하는 자료, 학습 자료는 학생들이 주로 쓰는 자료이다. PPT, 포스트잇, 허니컴 보드와 같은 브랜드 네임은 사용하지 않으며 슬라이드, 생각판, 붙임 종이와 같은 용어로 변경하여 사용한다.


<2> 수업의 도입

학습 동기를 유발한다, 고 하며 선생님들은 '수업의 도입'이라는 용어보다 '동기유발'부분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동기유발은 도입 부분에 해당된다. 어느 수업자나 학생들의 동기를 유발하고 싶을 것이다. 학생 스스로 학습 문제를 찾아 해결하게 하는 멋진 수업, 누구나 꿈꾸는 수업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도입 부분은 좋은 수업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도입 부분은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사실, 이 시작 부분이 수업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교사들은 동기유발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지,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고민한다. 다른 교사의 수업을 참관하면, 도입부는 학생들의 흥미를 끌어올리기 위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보여 교사도 많은 배움이 일어난다.

 

좋은 도입은 학생들의 사고를 자극하는 도입이다. 교사의 확산적 발문으로 이번 수업에서 어떠한 학습문제를 만날 것인지 찾는 단계이다. 도입은 자연스러워야 하고, 쉬워야 한다. 학생들이 이미 잘 알고 있고, 배운 내용이 나와야 한다.

한 번씩 교생 선생님들의 수업 안을 지도하다 보면,  학습문제를 학생들의 입으로 이끌어 내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배우지 않은 내용을 조금 가르쳐 주는 경우가 있다. 학생들의 입에서 학습문제가 꼭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꼭 학생들 입에서 학습문제가 나올 필요는 없다. 처음 듣는, 알지 못하는 단어가 학습 문제에 들어있는 경우도 있고, 그럴 경우 학생들이 학습문제를 스스로 도출해 낼 수 없다. 이런 경우 교사가 '이러이러한 것을 배워본다'라고 제시해도 무방하다. 도입은 아이들에게 쉬워야 하며, 가벼워야 한다. 도입이 어렵고 무거워지면 그 수업의 학습목표 도달도는 낮아지게 된다고 볼 수 있다. 학생들 수준에서 가볍고 쉬운 도입으로 나도 이 학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1) 이야기하기 (Story Telling)

수업자가 가장 많이 도입으로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이며 자연스럽게 수업의 내용과 연관 지을 수 있는 방법은 이야기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야기를 활용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활용 가능한 방법은 아래와 같다.  

아래는 일기로 시작하는 도입의 예시이다.

(6학년 1학기 사회-1. 민주주의의 발전과 시민참여 : 6월 민주항쟁을 알아봅시다.)

위와 같이 다른 동화, 편지, 고민과 같은 이야기들도 일기처럼 제시될 수 있다. 이야기의 내용이 간략하게 제시되면 수업의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야기는 짧고 간결하되, 핵심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좋다.


2) 경험 나누기

경험 나누기로 수업을 시작하는 방법은 가장 자연스럽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배움의 필요성이 생활 속에서, 내 경험 속에서 나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수업인가. 경험 나누기로 시작하는 도입은 어떠한 도입보다 가벼운 도입이며 가장 많이 활용되는 도입이다. 이러한 도입은 학생들의 수준에서 시작할 수 있어 좋다.

아래는 경험 나누기로 시작하는 도입의 예시이다.

(5학년 1학기 과학 - 2. 온도와 열 : 온도계는 어떻게 사용할까요?)

경험 나누기를 사용한 도입의 장면이다.

(2학년 2학기 통합교과- 1. 동네 한 바퀴 : 일하면서 부르는 노래를 불러봅시다.)


3) 전시학습 상기

모든 교과는 이전에 배운 내용과의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앞 내용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학습의 계열이 이어져 더 어려운 내용으로 내용이 제시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경우의 도입에는 꼭 전시학습을 상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전시학습 상기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퀴즈 풀기와 배운 내용 떠올리기이다.


아래는 퀴즈 풀기로 시작하는 도입의 예시이다.

(6학년 1학기 과학 - 2. 지구와 달의 운동 : 여러 날 동안 달의 위치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퀴즈는 문장을 제시하고 가볍게 손동작으로 OX로 표시하는 OX퀴즈가 많이 사용되고, 3~5개의 문장의 힌트를 주어 정답을 맞히게 하는 퀴즈도 많이 쓰인다. 전시내용 퀴즈 풀기는 학생들의 승부욕을 자극하여 학습에 대한 동기를 이끌어내는 매우 좋은 도입이다.


임용고시 수업 실연 지도 경험을 떠올려보면, 수업 내용 떠올리기 부분을 배움 공책을 펴고 내용을 확인한 후 내용이 떠오르는 학생은 선생님과 눈을 맞춰본다는 방법으로 실연하는 예비 선생님들도 계신데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교육방법에는 정답이 없으니까. 하지만 현장에서 이렇게 수업하는 경우는 적다. 왜냐하면 수업 내용이 많고 교육과정이 많아 꾸준히 공책 적기 지도를 하지 않는 학급도 많고, 그리고 필기보다는 토의토론이 강조되어 자신의 생각을 활발하게 나눌 수 있는 수업을 권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운 내용 떠올리기는 교사의 질문으로 떠올리기가 가장 좋다.

아래는 교사의 질문으로 배운 내용 떠올리기를 적용한 도입이다.  

(3학년 1학기 사회 - 3. 교통과 통신 수단의 변화 : 오늘날 사람들이 통신 수단을 이용하는 모습 알아보기)

어떻게 보면 이러한 도입은 재미가 없는 도입일 수 있지만, 많은 선생님들께서 사용하는 도입이다. 그만큼 학습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는 도입인 것이다. 도입은 가벼워야 하고, 어렵지 않아야 하므로 책을 찾아서 대답하며 떠올리는 것도 좋다.


4) 수업 분위기 조성하기


음악 교과에서는 발성과 분위기 조성을 겸해 노래 부르기로 수업 분위기를 조성한다. 꼭 음악 교과가 아니더라도 많은 교과에서 '노래 부르기'로 수업을 시작한다. 과학 교과와 같은 경우 암기송이나 실험안전수칙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체육 교과의 경우에도 음악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사회교과의 경우에도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과 같은 노래 등 학습 목표와 관련된 노래를 사용한다. 노래를 부르며 수업을 준비하면 쉬는 시간이 끝나고 수업 시간이 시작됨을 알릴 수 있고, 노래 부르는 동안 다음 수업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수도 있어서 자주 사용된다.

노래뿐만 아니라 가벼운 율동도 수업 분위기 조성에 좋다.

경험 나누기 만으로도 도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도입의 방법들과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아래는 학습 분위기 조성하기, 퀴즈 풀며 떠올리기, 경험 나누기를 함께 사용한 도입의 장면이다.

(2학년 2학기 통합교과- 2. 가을아 어디 있니 : '왕도토리' 노래를 불러봅시다.)

5) 사진이나 영상 보고 떠올리기


현대는 영상의 시대, 시각화의 시대이다. 학생들은 빠르게 유튜브에서 정보를 찾고, SNS에서 정보를 공유한다. 수업에서도 이러한 방향이 빠지지 않는다. 학습 목표와 관련된 콘텐츠를 찾을 때는 다음에 유의하여 진행하여야 한다.

 - 유튜브는 광고에 조심해야 한다. 학생들의 사고에 방해되는 광고가 뜨기도 하니, 미리 링크를 확인하자.

 - 보여주는 영상은 미성년자가 봐도 되는 부분일지 몰라도 나머지 부분을 집에 가서 부모님께 보여달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생이 15세 등급의 영상물을 집에 가서 보여달라고 하는 경우가 생긴다. 관람등급을 확인하자.

 - 학생들은 영상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되도록 영상의 시간은 1분 이내로 하자.


아래는 영상을 사용한 도입의 예시이다.

(4학년 1학기 도덕 - 3.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길: 참된 아름다움을 바르게 판단해 봅시다.)  

임용고시에서 적용할 수 있고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쓸 수 있는 도입을 제시하였으나 이 외에도 신문기사나 뉴스를 활용한 도입, 간단한 게임을 활용한 도입 등 다양한 도입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도입에 정답이 어디있겠는가. 얼마든지 수업자가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도입, 학습력을 높일 수 있는 도입을 구상할 수 있다.  

도입이 성공하면, 수업의 반은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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