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주인공이 과거에 살고 미래를 알려고 할 때 망해

너는 어디에 살고 있어?

by 저스틴의 일기장


우연히 본 한 인터뷰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소설이 망할 때는 주인공이 과거에 살거나, 미래를 알려고 할 때다.
그럴 때 이야기는 실패한다


수많은 릴스와 쇼츠 속에서도, 이상하게 그 짧은 영상만이 주말 내내 마음에 남았다.

과거는 흘러갔고 미래는 알 수 없는데, 지금 이 순간만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는 걸

나는 얼마나 자주 잊고 사는 걸까.


어차피 우리는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 시간을 때우다가는 존재다. 조급하고 성급할수록, 오히려 더 빠르게 죽어가는 것 같다.


내가 일하는 요양병원에는 7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거주인들이 있다.

결국 모두 같은 곳으로 향하는데, 1년 먼저 오고 1년 늦게 오는 게 무슨 차이가 있을까.

의미 있는 삶’을 ‘빠르게’ 살아야 할 이유는 없다.

시간이 걸리는 일은, 그냥 시간이 걸리게 두면 된다.



나는 지금 주거 공간을 바꾸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언어를 바꾸고, 생각의 방향을 바꾸었다.

운전 방향까지 바뀐 지금의 나는, 말하자면 버전 2.0의 나다.


이 버전의 나는 과거의 내가 꿈꾸던 사람이 되었지만, 여전히 미래의 나를 갈망하며 안절부절못한다.

조급하고 성급한 마음은 여전히 그대로다.


지금의 나로 오면서 배운 단 한 가지는 이것이다.

이렇게 오긴 왔지만, 어떻게 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인생에는 엄청난 운이 작용한다.

그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며,

그저 나에게 비춰주기를 바라며

성실하고 정직하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나는 이제 누군가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하지 못하겠다.

모든 사람에게 맞는 진리는 없다.

각자의 삶, 각자의 길만 있을 뿐이다.

살수록, 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호주에 와서 느낀 점은

그동안 내가 정답처럼 알고있던 ‘성공한 삶’조차도

내게는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요즘은 마치 인생의 가이드를 잃어버린 기분이다.


그래도 괜찮다.

어차피 나는 다 잘되게 되어 있다.

될 일은 되고, 안 될 일은 안 됐다.

조급해하지 말자. 삶의 속도를 믿어보자.라고

오늘도 일기장에 조급하고 성급하고 불안한 마음을 적고 난 후 마무리 문장을 적는다.


그래도 이걸 읽는 너는 덜 불안하길!

난 나보다 너를 더 믿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