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인 나를 대하는 당신을 보면
당신의 깊이를 알 수 있지요.
뜻하였든 뜻하지 않았든,
우린 때로 나체일 때가 있어요.
우리가 나체일 때 우리를 비웃고 조롱하는 사람,
우리를 감싸주고 지켜주는 사람,
함께 나체가 되어 홀로 걷지 않을 수 있게 하는 사람,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가죠.
당신이 잠시 옷을 입었고
내가 잠시 옷을 빼앗겼다고 해서
우리가 다르다고 주장할 수는 없어요.
인생은 끊임없이 구르는 수레바퀴,
위도 없고 아래도 없이 말이죠.
나의 창살 끝이 바닥에 닿아 있을 때
당신의 창살 끝이 하늘로 향한다고 해서
그 순간이 영원할 거라 믿지는 말아요.
마차는 달리고,
당신은 나의 옆에도 있을 거예요.
우린 같은 중심에서 출발한 다른 창살일 뿐이니까.
그 어떤 것으로도 위안 삼지 말아요.
우린 다르지 않아요.
영원한 건 삶이란 마차.
다른 말로 생명, 다른 말로 신, 다른 말로 우주.
그 바퀴만이 끊임없이,
또 영원히 굴러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