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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작가 Jan 17. 2021

새벽 4시 55분, 1일 차

새벽 4시 55분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어제 저녁에는 빈둥거리며 놀고 싶은 생각을 뒤로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부터 일찍 일어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일어나마 마자 눈을 반쯤 감고 양치를 했다. 물을 한잔 마시고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폼롤러'로 등을 비비며 어깻죽지 사이에 뭉친 근육을 풀어냈다. 


한본도 해 본 적이 없는 명상을 해봤다. 명상이 도대체 무엇인지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차단하라고 했는데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을 밀고 들어왔다. 


졸음이 가시고 나니 일찍 일어나는 게 좋게 느껴진다. 주말에 종종 컨디션이 좋아지면 내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몰랐다. 월요일이 시작되면 그 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삶에 일에 치이며 쓸려가며 다시 나를 잃어버리고 살았다. 


하지만 이렇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오늘의 주도권을 내가 갖은 느낌이다. '해야 하는 하루'의 무대에 오르기 전 '작전 타임'을 갖는다. 심호흡을 하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해보고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움직여야 할지 그려본다.  


평범하고 누구나 겪는 일상 속에서 나는 좀 더 따뜻하고 건강한 삶을 찾아내고 싶다. '해야 할 일' 속에 파묻혀 '하고 싶은 것'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종종 퇴직 후에 자유로운 내 시간을 영위하는 것을 상상해본다. 하지만 60이 넘어서야 나를 찾을 수 있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 지금 오늘 이 자리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한 시간을 만들지 못한다면 언젠가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어릴 땐 막연한 미래에 불안하고 두려워하며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것밖에 할 줄 몰랐다. '무엇을', '왜'라는 물음을 나에게 물어볼 새도 없이 하루는 저 멀리 달아나고 난 그걸 쫓아가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오늘부터 1일 차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해야 할 일'을 하기 전에 우선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한다. 명상 10분, 스트레칭 10분, 운동 30분, 샤워 10분, 글쓰기 15분, 피아노 연습 20분, 아이들 밥 차리기와 집안일 30분, 출근길에 오디오 북 듣기 1시간 20분. 


이렇게 4시간, 나의 삶을 변화시키는 연습 1일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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