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이 한동안 인기가 있었다. 유튜브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미라클 모닝' 챌린지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새벽 시간을 잘 활용해 성공에 이른 경험담을 다룬 책들도 자주 보인다.
작년에 나도 '미라클 모닝' 열풍에 영향을 받아 새벽 4시 30분~5시 사이에 일어나 운동, 명상, 일기 쓰기 등을 실천했다. 그중 한 달 정도의 기록을 정리해 브런치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3달 정도가 지나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다. 한번 세게 밟은 가속페달의 힘으로는 그리 멀리 가지 못했다. 에너지는 고갈되었고 엔진은 멈춰 섰다.
그래도 아침 시간을 처음으로 활용해 본 기억은 대단히 소중했다. 예전엔 시간은 원래 부족한 것이었고, 여유가 없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었다. 이제는 그것이 내 책임이며, 방법이 있지만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다시 새해가 되었고, 작년에 시도했던 '모닝 루틴'을 새로운 각오로 꺼내 들었다. 이번엔 좀 더 강하게 동기 부여해보지만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여러 책을 읽어보면서 성공 방법을 찾아보았다.
먼저, '일찍 일어난다'는 것은 '일찍 잔다'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늦게 자면서 일찍 일어나면 피곤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내가 실패한 이유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점점 늦어졌기 때문이었다. 작년엔 유독 야근이 많았고, 스트레스로 인해 다시 술을 가까이 하기 시작했다.
여러 책에서도 '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성공적인 모닝 루틴을 이루는 전제조건으로 반드시 '술'을 멀리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술을 멀리하는 것은, 술자리를 멀리하는 것이고 술과 연관된 인간관계에서 떨어져 나와야 한다.
두 번째로, 일찍 일어나고 싶은 '설렘'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즐거움을 추구해야 한다.
의지력으로 이불속에서 억지로 나를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하는 설레는 기대감이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마치 여행 가는 날 새벽같이 눈이 떠지는 것처럼 설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돌아보면 작년에는 강한 의지력으로 나를 몰아세웠다. 즐거움보다는 목표를 앞세웠다. 밤에 눈을 감을 때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할까 불안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도전' 이 있고 욕구를 억누르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휴일도 같은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주중에 자지 못한 것을 휴일에 몰아서 자는 것은 피로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시차효과로 월요일에 더 힘들어져 다시 아침 일찍 일어나는 패턴을 망가뜨린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불금'을 기다려왔다. 한 주 동안 억누르고 금지했던 나의 욕구들을 금요일 밤에는 맘껏 허용했다. 술을 마셨고, 늦게까지 먹었다. TV를 보다 보면 금새 새벽 1~2시가 되었다.
그러고 맞이하는 주말이 상쾌할 리가 없다. 피로는 오히려 더 커지고, 의욕은 땅에 떨어졌다. 땀에 흠뻑 젖도록 운동한 후에 오는 상쾌함, 책을 읽고 좋은 영감을 받는 몰입감, 가족과 함께 음식을 만들고 집을 정돈하는 화목함도 줄어들었다. 결국 월요일 다시 아침 일찍 일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올해는 다르고 싶다. 아니 달라야 한다.
점점 구체화되는 나의 목표와 하고 싶은 일들, 매일 아침 글을 쓰면서 자라나는 나의 '소망'을 느끼면서 다시금 알람을 새벽 4시 50분에 맞춘다. 이번엔 주먹을 불끈 쥐는 것보다 내가 진정으로 느끼고 싶은 행복에 대해 생각한다. 오늘 아침 내린 은은한 커피 향이 우리 집 거실을 가득 메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