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 작가 Mar 06. 2022

코로나와 함께한 일주일

3월 1주 차의 기록

아들이 학교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오고 나서 금요일부터 목이 아프다고 했다. 최근 주변에 코로나 증상을 보면 인후통으로 시작한다고 하는데, 왠지 예감이 불길했다.


토요일이 되니 아들의 인후통은 더 심해졌고, 기침이 시작되었다. 아들을 데리고 근처 병원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했는데 음성이 나왔다. 의사는 증상이 코로나와 유사하니 일단 집 안에서 격리하고 내일 한번 더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했다.


일요일, 아들을 데리고 보건소 선별 진료소에 찾아가 신속항원검사를 다시 받았는데, 이번에는 '양성'이 나왔다. 바로 PCR 검사를 받고 다음날 결과가 문자로 왔는데, '양성'이었다. 코로나의 잠복기가 3일 정도 된다고 들었는데, 정말로 인후통을 느끼고 3일째 되는 날 양성이 나왔다.


말로만 듣던 코로나가 바로 우리 집 안까지 들이닥치고 뉴스에서 보던 확진자 숫자에 아들이 포함되니 그동안 남의 일처럼 느껴졌던 코로나가 실감이 났다. 다행히 다른 가족들은 PCR 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일주일 격리 생활에 들어갔다. 회사는 재택으로 돌리고 아내는 일을 쉬었다. 아들을 방에 격리하고, 집안에서 모든 가족들이 마스크를 썼다. 사용하는 식기를 분리하고, 아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지만, 같은 생활공간에서 완벽히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오미크론 변이는 마스크도 소용없고, 같은 공간에서 몇 초만 있어도 감염된다고 하는 뉴스를 많이 봐서 동거 가족 간 감염은 피할 수 없을 거라 염려했다.


우리 가족은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목 괜찮아?'라는 인사로 하루를 시작했다. 다행히 하루 이틀 지나자 아들의 인후통도 크게 호전되었고, 다른 가족도 일주일 동안 별 다른 증상이 없었다.


3월부터 방역지침이 변경돼서 확진자 동거가족 격리 해제 시 의무적으로 PCR 검사를 하는 것이 없어졌다. 그래도 염려스러운 마음에 아들 격리 해제 날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러 보건소 선별 진료소에 갔다. 다행히 우리 가족 모두 음성이 나왔다.


아내와 나는 백신 3차까지 접종을 했고, 아들과 딸은 2차까지 접종을 했는데, 그래서였을까? 아들의 코로나 증상도 약간 심한 목감기 정도였고 고열로 고생하지도 않았다. 다른 가족들도 큰 문제가 없이 지나갔다. 종종 전화로 아들 상태를 체크해준 근처 병원 의사 선생님이 있어서 안심도 되었다.


힘들었던 것은 신속항원키트를 개인적으로 사기 어려웠던 것과 PCR 검사를 받는 것이었다. PCR 검사를 한번 받으려면 반나절은 버린다고 각오하고 길을 나서야 했다.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들 사이에서 두 시간 정도 줄을 서다 보면 녹초가 되었다.


한 주간 재택근무에 아들 병간호에 정신없이 지나다 보니 그동안 잘 지켜온 하루 루틴을 이어가기 힘들었다. 일주일이 지나 아들은 격리가 해제되었고, 다시 학교 기숙사로 들어갔다. 한편으로 이번 일로 아들은 당분간 코로나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어 다행스러운 생각도 들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코로나 확진자가 25만 명이 넘었다.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이미 먼저 경험한 나라들처럼 조만간 피크를 찍고 확진자가 급격히 감소하길 기대해본다. 코로나가 우리 일상을 파고든 지 2년이 넘어간다. 이것이 마지막 고비이길 바라며 우리 가족 모두 무사히 지나가게 되서 다시 한번 감사하다.

작가의 이전글 이번 주는 어땠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