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 삼 남매 물 마시는 소리

나의 최애 ASMR

by 케잌

1. 겉흙이 바싹 마른 화분에 물을 줬다.

2. 물이 스며들면서 흙 사이사이 숨어있던 공기방울이 뽀글뽀글 빠져나오는 소리를 듣는 게 좋다.

3. 잔뜩 목이 말랐던 커피나무가 꿀꺽꿀꺽 물을 맛있게도 들이켠다.

4. 화분에서 키우는 식물의 경우 물을 안 줘서 죽는 것보다 과습으로 죽는 일이 더 많다는 걸 수많은 식물을 떠나보내면서 깨달았다.

5. 흙이 마를 새도 없이 물을 듬뿍 줘서 화분이 늘 젖어 있는 상태에서는 뿌리가 썩기 쉽다.

6. 윗흙이 마르면 식물은 물을 찾기 위해 뿌리를 더 멀리까지 뻗어 내리기 때문에 물을 자주 주지 않는 것은 뿌리가 더 강해지는데 도움이 된다고도 한다.

7. 게다가 물을 주는 동안 계속되는 뽀글뽀글 뽁뽁 소리까지 들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8. 표면의 흙이 완전히 말라서 색이 연해지고, 화분의 가장자리와 흙 사이에 틈이 생길 때가 물을 줄 타이밍인데, 뽁뽁 소리를 들을 생각에 잔뜩 기대가 된다.

9. 모든 존재는 자기만의 속도로 변화하고 자기만의 데시벨로 끊임없이 소리를 낸다.

10. 그걸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내가 조용히 천천히 바라볼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계절을 느끼는 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