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늙음을 표현할 말이 필요해
1. '젊다'와 '늙다'라는 단어를 포함한 글을 쓰다가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2. 문장에서 '젊다'는 현재형으로 쓰이는데 왜 '늙다'는 '늙었다'라고 사용되는 걸까?
3. '저 사람은 젊어', '저 사람은 늙었어'라고 쓰지 '저 사람은 젊었어', '저 사람은 늙어'라고는 안 쓰지 않나.
4. 설마 하고 국어사전을 찾아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젊다'는 형용사이고 '늙다'는 동사다.
5. 그게 뭐 어쨌다고 싶긴 하지만, 여하튼 나는 이 사실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6. 내친김에 영어사전도 찾아보았는데, 'old'와 'young'은 모두 형용사이고 '나이 든다'는 동사는 'age'를 쓴다.
7. 우리말에서도 '나이 든다'는 동사를 따로 쓸 수도 있을 텐데 어째서 '늙다'가 동사가 되어 버렸을까?
8. 젊음이 순간의 상태라고 한다면 늙다는 건 계속해서 늙음을 향해 변화해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인가 보다 싶다가도, 그렇다면 왜 '늙는이'라는 말은 없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9. 왜 한 때 '젊은이'였던 사람이 지금 늙고 있는 상태 즉, '늙는이'를 거치지도 않고 한순간 이미 '늙음'의 지점을 통과해 버린 '늙은이'가 되는 걸까?
10. 나는 언제 나도 모르게 '늙음'의 지점을 지나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