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부디 어떤 것이든 하나를 가지길

by 케잌

1. 날이 포근했던 지난주의 어느 날, 야외 풀밭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광합성을 즐기고 있었다.

2. 마침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공간이 있어 바깥 구경을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3.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커피를 마시고,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한 여성이 눈에 띄었다.

4. 60-70대 정도로 추정되는 그 여성은 혼자 주변부를 어슬렁거리며 무언가 오물오물 먹고 있었다.

5. 빵인지 떡인지 모르겠으나 비닐에 쌓인 주먹 정도 크기의 음식을 한 손에 들고 연신 입으로 가져가면서 왔다 갔다 걷는 모습이 영 마음에 걸렸다.

6. 주변에 빈 벤치와 테이블도 많고 햇살도 이렇게 좋은데, 왜 잠깐 앉아서 편하게 드시지 않는 걸까를 내내 생각했다.

7. 누구나 특별히 신경 쓰이거나 마음에 툭툭 걸리는 무언가가 있을 텐데, 나에게는 그것이 '대충 먹는 끼니'이다.

8. 실제 그분에겐 그렇게 먹는 끼니가 별스럽지 않은 것일 수 있고, 나와 함께 있던 지인은 인파 사이에서 그분을 눈치채지도 못했으며, 나 역시 그분이 어떤 선택을 하든 내 알바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9. 나는 살면서 스스로에게 제대로 대접하지 않은 끼니가 너무나 많았고, 그 때문에 마음이 초라해졌던 적이 많다.

10. 진수성찬은 아니더라도 시간을 내어 챙겨 먹는 끼니는 나를 돌보는 나만의 의식이고, 그분에게도 그 분만의 다른 의식이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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