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콧물이 날 때마다 계속해서 기억할 것들
1. 어렸을 때 축농증이 심했다.
2. 콧속에 언제나 누런 콧물이 가득했다.
3. 몸속 어딘가에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콧물 공장이라도 있는지 풀어도 풀어도 금세 콧물이 다시 들어찼다.
4. 코를 하도 푼 탓에 코밑이 헐어서 멀리서 보면 콧수염이 난 것처럼 거뭇거뭇하게 색이 변해 있었다.
5. 주기적으로 이비인후과에 가서 콧물을 뺐는데, 기다란 관을 어찌나 깊숙이 콧구멍 속으로 집어넣는지 매번 너무 아파서 몸부림을 쳤다.
6. 약을 타서 병원이 있는 상가를 나설 때 즈음엔 다시 콧물이 가득 들어찼기 때문에 도대체 왜 그런 고통을 참아내며 콧물을 뺐어야 했나 알 수가 없었다.
7. 한바탕 울며 진료를 마친 나를 위해 엄마는 늘 붕어빵을 사주시곤 했다.
8. 굴다리 및 시장길에 있던 붕어빵 트럭에서 휙, 탁! 붕어빵 틀을 뒤집으며 붕어빵을 굽던 장면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9. 예나 지금이나 나는 붕어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좋다.
10.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감기로 코가 콱 막혀버린 오늘, 그 굴다리 붕어빵이 유독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