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다운 루틴이면 충분해
두 달 남짓 남은 2025년.
올해는 나에게 유난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 9월, 퇴사를 했다.
그리고 짧은 시간 동안 내 삶은 빠르게 변했다.
어쩌다 보니 ‘N잡러’가 되었고,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었고,
조금씩 루틴이 가능한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연초마다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해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그 근면성실함이 늘 부러웠다.
나는 늘 그 반대편에 있었다.
계획을 세워도 오래 가지 못했고,
지치면 금세 무너졌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느꼈다.
루틴은 계획처럼 ‘목표를 향해 가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돕는 구조’라는 걸.
그래서 이번 11월에는
‘루틴하게 살기’를 목표로 작은 계획을 세웠다.
이건 완벽하게 지키기 위한 다짐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나를 위한 실험에 가깝다.
회사에 다닐 때는 자기계발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늘 신기했다.
도대체 출퇴근을 하면서 어떻게 저런 시간을 낼 수 있을까. 그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그때의 나는 늘 피곤했다.
일이 끝나면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자기계발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나와는 다른 세계를 사는 것 같았다.
그런데 퇴사 후, 시간을 스스로 설계하게 되면서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나는 분명 여유가 있지만,
그 여유만으로 루틴이 만들어지진 않는다.
결국 루틴을 지속시키는 건 시간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체력과 회복력이었다.
지속가능한 루틴의 핵심은 결국 ‘에너지 관리’에 있다.
에너지가 바닥나면 루틴은 무너지고,
회복력이 생기면 루틴은 다시 살아난다.
[나의 11월 루틴 계획]
1.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기
하루의 시작 시간은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진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매일 비슷한 시간에 눈을 뜨는 일이
하루의 주도권을 나에게 되돌려주는 일이라는 걸 요즘 느낀다.
수면이 일정해지면 하루가 덜 흔들린다.
아침에 마음이 급하지 않고,
해야 할 일 앞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다.
내가 하루를 시작하는 게 아니라,
하루를 내가 시작하게 된다는 감각이 생긴다.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눈을 뜨는 건
‘오늘도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를 나에게 보내는 일이다.
2. 건강한 한 끼 만들어 먹기
요즘 나는 하루에 한 끼 정도를 먹는다.
운동을 하는 날엔 아보카도와 바나나를 넣은 쉐이크로 하루를 시작한다.
예전엔 저녁식사를 과하게 먹는 일이 많았는데,
그럴 땐 속이 더부룩하고 잠도 깊게 들지 못했다.
건강한 한 끼를 만들어 먹으려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 몸을 오래 쓰고 싶기 때문이다.
누군가 말했듯, 지난 5년에서 10년의 식습관이 지금의 몸을 만든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먹는 것이 앞으로의 나를 만들어갈 것이다.
식사는 의식적인 루틴이다.
몸이 가벼워지면 마음도 따라 정리된다.
그래서 오늘의 한 끼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미래의 나를 위한 선택이다.
3. 주 4회 운동하기
나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내 몸에 대한 관심은 많다.
3개월 전부터 러닝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필라테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렇듯
나 역시 오랜 시간 앉아 일하며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를 가지게 됐다.
진짜 ‘바른 자세’와 ‘근육을 올바르게 쓰는 법’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지도자 과정을 시작했다.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기보다,
내 몸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서였다.
운동은 이제 단순한 체력 관리가 아니라,
내 몸이 어떻게 움직이고 회복하는지를 배우는 과정이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배운 이 감각이 누군가의 몸에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4. 매일 1시간 책 읽기
언젠가부터 알고리즘에 휘둘리는 기분이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무의식적으로 열어보다 보면
시간이 훅 지나가 있고, 머릿속은 복잡한데 남는 게 없었다.
그럴수록 생각이 단순해지고, 깊이 있는 생각을 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활자로 돌아왔다.
나는 영상보다는 문장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는 편이다.
책을 읽는 시간은 정보를 쌓는 시간이 아니라,
생각을 다시 ‘내 속도’로 되돌리는 시간이다.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세상보다 내 안쪽에 집중하려고 한다.
5. 매주 1회 브런치 글 발행하기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은 나에게 하나의 루틴이자 기록이다.
생각을 글로 옮기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분명하게 보인다.
글을 쓰는 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
내 삶의 방향을 스스로 점검하기 위한 과정이다.
말로는 흘려보내는 생각들도
글로 옮기면 형태를 가지게 되고,
그 순간 마음이 정리된다.
매주 한 편의 글을 쓰는 건
완벽한 문장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멈추지 않고 나를 들여다보기 위한 루틴이다.
루틴은 단순한 습관의 반복이 아니다.
루틴은 삶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작은 장치다.
우리는 매일 예측할 수 없는 일들 속에서 흔들리며 산다.
루틴은 그 흔들림 속에서도 나를 다시 중심으로 데려오는 이정표 같은 것이다.
그래서 루틴은 완벽하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만드는 구조여야 한다.
지속가능한 루틴이란 결국, 나를 잃지 않기 위한 일상의 장치다.
11월부터 나는 이 루틴의 기록을 조금 더 진중하게 나누어보려 한다.
브런치에서는 글로,
인스타그램에서는 짧은 영상으로,
유튜브에서는 일상의 흐름을 담은 브이로그로.
삶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삶을 느끼며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보려 한다.
나의 지속가능한 루틴은 이렇게 시작해보려고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도 나의 글을 보며 함께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