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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초록慧

by 초록



불이 꺼지며 불현듯 떠오른

그대의 잔상이 선명해


이 연극이 끝나 모두가 그대를 떠난대도


나는 언제나

그대의 모습을 두 손으로 그리며


깊이,


또 깊이 새겨봅니다.



연극이 끝나면

모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극장을 떠나


남겨진 그대의 그림자보다

그대가 알려준 사랑을 그들의 사랑에게 전하고는


또 다른 안녕을 주고받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연극이 막을 내린다 하여도,


어두워진 극장 안

그대가 남긴 사랑의 그림자를 떠올리며


한 걸음


또 한걸음,

발을 맞춰봅니다.



그대의 넓은

두 발등에 올라

사랑에 한걸음 내디딜 적에,


우리 이 노래가 멈추어도

끝까지 해내보자며


선율에 몸을 맡기어

깊이 사랑을 추었죠.



내게 사랑이 되어준 그날의 몸짓은

여전히 오랜 버릇으로 남아


이 어둠 속을 거닐어

나 한 걸음


또 한걸음,

기억에 몸을 맡기어


사랑을 춰 봅니다.




<연극> By 초록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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