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의 끝은 결국 나였어.
사랑의 그 사랑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때,
나는 한참 서툴렀고
사랑에게서 그 사랑을 받았을 때,
나는 너무나 지나쳤고
사랑이 그 사랑을 떠나가니,
나는 다시 내가 되었어.
사랑을 잘 몰라서
내 전부를 다 주었고
떠내려간 사랑을 붙잡다 또다시 깊은 곳으로
나 잠겨가고 있어.
나의 어린아이는 어둠을 먹고 자라
처음 보는 반짝이던 눈속임에 앞이 멀어서
두 다리가 하늘을 향해 자라나더라도
그저 다시금 어둠을 헤매고.
어둠을 헤매다 깊게 잠긴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져
그제야 지친 거울을 바라보았다.
어두워진 시야에
비틀거리는 몸짓으로
앞으로, 또 앞으로
고개를 들어 바라본
거울 속에는
낡아 흩어져 가는
검은 그림자 하나가.
여리게, 아주 여리게
울고만 있구나.
그렇게 나 옅게만 사라져 가고 있구나.
<심해 거울> By 초록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