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여름 속
우리의 이름을 떠올려 보면,
후덥지근한 바람이 떨구어 낸
꽃잎을 향해
속삭이듯 담아낸 내 작은 기도였어.
작지만 커다란 바람이었지.
그대를 닮아 꼭 그리 해주시길 간절히 바라요.
하고 말이야.
우리를 둘러싼 소란스럽던 발걸음이
이 기도를 채갈까
나는 두려운 마음에 두 발을 동동 굴리었고,
너는 두 눈을 꼭 감아
네 큰 두 손안에 내 작은 두 손.
그래, 우리 서로의 손을 지켜 안았지.
너의 그 커다란 두 손이
오롯이 안아 지켜낸 그것은 말이야.
끝의 이름을 웃음 어린 얼굴로 멀리 떠나보낸 채
뒤섞여
반가이 우리에게 굴러온 그 빠알간 실타래처럼,
저기
오롯이 자라나는 초록의
잔잔하고 단단한 그날의 위로처럼,
어쩌면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무색하게
우리를 잇는
매 순간의 흐름을 지켜낸,
그 여름 밤하늘에 용기 내어 걸었던
소심하고도 굳은 약속이 아니었을까.
거창한 말 여럿 필요 없이
작은 숨 불어넣은 꽃잎의 움직임을 마주한 듯
그저 바라만 봐도
바라게 되는,
나풀거리는 네 날개의 인사와
여리게 흩날리어 찬란해지길 열렬히 기도하던
우리를 닮은 불그스름한 꽃잎의 간절한 소원이 아니었을까.
<백일홍—永遠> By 초록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