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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낭소리 Nov 12. 2019

[다낭소리] 가벼운 다정함

 가벼운 다정함

 오랫동안 고민하던 이사를 결정했다. 집세가 100불 더 저렴하고 바다와 가까운 곳으로. 이사 마친 기념으로 학교 앞 식당에서 쌀국수를 먹었다. 학교 후문 바로 근처에 자리하고 있어서 부임 초부터 열심히 갔었는데 한동안 다른 메뉴를 파는 그 옆집에 꽂혀 발길이 뜸했었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퍼’라고 하는 굵은 면발이 아니라 소면처럼 얇은 ‘분’으로 만든 국수다. 면발이 부드러워서 호로록 넘어간다. 내 주변 사람들은 누구나 이걸 더 많이 먹는다. 


 얼마 전 그 맛이 생각나서 들렀을 때 오랜만이라며 맞아 주시던 게 감사해서 다시 찾았다. 식당-이라고 해봤자 인도에 펼쳐 놓은 작은 테이블과 목욕탕 의자가 전부이지만-에서 만난 학생들 밥값을 대신 계산하려 하니 돈 많이 든다며 연신 내 것만 내라고 일러주던 친절함이 생각난다. 


 사람은 늘 별 것 아닌 일에 감동하고 상처받는다. 나도 그처럼 별 것 아닌 친절을 베푸는 데 인색해지지는 말아야지하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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