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지저분하지만 인간의 필수불가결적인 요소 중 하나인 똥(!!!)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나는 임신 전 화장실을 나오며 늘 당당하게 웃을 수 있는 쾌변여왕이었다. 시차가 10시간 이상 나는 해외여행지에 가서도 매일 아침 쾌변을 하고, 공항이든 공중화장실이든 어디든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오히려 신경이 많이 쓰이면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가서 곤란한 적이 있었던 정도로 잘 쌌다(?).
그러던 내가 임신 30주가 들어서자 지독한 변비에 걸리고 말았다. 임신 중인 다른 친구들이 초기, 중기부터 변비에 힘들어하며 고통을 호소할 때 지구 밖 화성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생각했는데, 역시 임신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가 보다. 지난 주말, 화장실에서 30분 넘게 몸부림치다가 (진짜 애 낳는 줄 알았다. 난 자연분만은 못하겠다,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 여러 가지 꿀팁들을 모으고 쿠팡으로 여러 가지 물품들을 주문했다.
1. 푸룬, 키위 같은 각종 과일, 야채 주스
푸룬은 물총(?)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조심해서 먹어야 될 정도로 효과가 좋다는데... 임신성당뇨가 있는 내게는 과일주스는 그림의 떡. 이건 테스트해보지도 못하고 패스. 그냥 사과 반 개 정도 껍질째 씹어 먹고 있다.
2. 낫또
들어만 봤지, 비주얼과 냄새가 코를 강타하는 일본 천연 발효 콩식품. 낫또는 대장암 걸렸던 분들이 찬양하는 글이 많을 정도로 장건강=낫또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풀무원껄로 3일째 먹고 있고 생들기름 한 스푼과 간장소스에 버무려 먹으면 그냥저냥 먹을만하다. 현재 풀무원껄로 먹고 있는데 다 먹으면 규슈낫또라는 유명제품을 먹어보려고 한다. 아직 효과는 미미하다...
3. 그릭요구르트
시중에 파는 요구르트들은 또 어찌나 단지, 임당인에게는 독약 같은 거라서 꼭 무가당 요구르트나 그릭요구르트로 먹고 있다. 그릭요구르트는 원래도 좋아해서 임신 전에도 늘 먹던 거라, 그릭요구르트에 그래놀라 타먹는 식으로 간식 대용으로 먹고 있다.
4. 충분한 물과 채소 섭취
충분하다는 게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서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하루에 1L 정도 물을 마셨는데 1.5L 정도로 늘렸다. 그리고 채소는 임당 확정되고 매일 지겹도록 먹고 있으니... 근데도 변비가 온 걸 보면 크게 중요한 요소는 아닌 듯하다.
5. 적당한 신체활동
확실히 임신 후기인 28주가 지나고 몸이 무거워지니까 산책이든 운동이든 신체활동이 줄긴 줄었다. 힘들더라도 매일 매일 몸을 움직여야 한다. (후...) 어차피 임당이라 밥 먹고 조금은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6. 차전자피, 양배추환 같은 건강식품
차전자피는 딱 한번 먹어봤는데 큰 효과는 잘 모르겠다. 우선 1~5를 꾸준히 해도 안되면 차전자피환을 계속 먹어봐야겠다. 양배추환도 도움되었다는 사람들이 꽤 많다.
7. 적절한 약물 병행
1~6까지 했는데도 괴롭다면 약물 도움을 받자. 임산부도 복용할 수 있는 변비약이 있다. 나는 약국에서 장쾌락이라는 약을 사놨는데 다음에 산부인과 진료 시 다른 방법이 있는지도 한번 물어보려고 한다. '마그밀'이라는 약도 변비산모들에게는 유명한 약이다.
8. 좌욕과 비판텐 연고
이미 따끔한 응꼬는 좌욕을 해줘야 한다고 해서 쿠팡에서 좌욕대야를 주문했다. 그리고 바를 수 있는 연고가 한정적인 산모들은 비판텐 연고를 응꼬에 발라줘도 된다고 한다. 어제 발랐는데 조금 나아진 것 같다.
근종통이 왔을 때 이보다 더한 고통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 임신성 당뇨를 겪으며 너무 괴로워서 둘째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근종통과 임신성 당뇨를 이길 만큼 변비가 임신 중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증상으로 등극했다. 앞으로 분만통증, 젖몸살, 훗배앓이 등... 아니 이거보다 더 심한 게 있다고? 싶을 과정들이 남아있겠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건, 끝나간다, 끝이 보인다!라는 것. 하나하나씩 퀘스트 깨듯이 지나가고 보면 어느새 아기와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