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장점에 대해 말해보세요
신입사원 면접관 노릇을 하다 보면 빠지지 않고 묻는 질문이다. 지원자는 막힘없이 자신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준비된 이야기인 줄 알지만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다. 내가 그 자리에 앉아서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잘 떠오르지 않는다. 온통 단점 투성이다. 아들에게 나의 장점 열 가지를 이야기해달라고 하였다. 여섯 가지를 짜내서 이야기하고 나서 더 이상은 다른 관점을 갖은 사람에 물으라며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아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1. 자기 관리를 잘한다: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일부 동의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자기 관리를 잘하려고 노력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에 몰려서 할 때도 많고 게으름으로 점철될 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잘 관리하는 편이다.
2. 자기 생각이 명확하다: 그런 편이다.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피하려고 적극적으로 개진하지는 않지만 기준은 갖고 있다. 내 생각이 침해될 때는 의견을 분명히 하는 편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정답보다는 관계에 무게를 두게 된다.
3. 열정적이다: 끊임없이 뭔가를 계속하려 한다. 동의한다.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알고 싶다. 덕분에 이것저것 시도해본 것들이 많다. 아쉬운 점은 깊이 알지 못하고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나는 새로운 모의와 사람을 만나고 싶고, 낯선 곳을 여행하고 싶다. 욕심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4. 실천력이 강하다: 아들은 내가 집을 짓는 것을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아들 눈에 대단한 일로 보였나 보다. 목표한 바를 이뤄내려고 하지만 역부족인 걸 받아들일 때도 많다.
5. 유머러스하다: 종종 가족들에게 실없는 농담을 한다. 바깥사람들은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다.
6. 독서를 좋아한다: 호기심을 채우기에 좋은 방법이다. 가능하면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싶다. 독서량보다 구매량이 더 많은 게 흠이다.
7. 말의 전달력이 좋다: 직업적 특성상 그렇긴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으로 느낄 때가 많다. 생각과 삶이 더 정제되어야 한다.
8.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려 한다: 무언가를 결정하기 전에 조언을 많이 청하는 편이다. 실행이 늦어지며 자기 주관이 희석되는 단점이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 경험자들의 이야기는 도움이 될 때가 많다.
9. 좋은 목적으로 연대하기를 좋아한다: 좋은 취지를 가진 일,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일에 협력한다. 그와 같은 일을 모의할 때 열정과 창의성이 발휘된다.
10. 타인의 성장을 도우려 한다: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도우려 한다. 그것을 통해 그가 나아질 수 있다면.
'메타인지'라는 용어는 아이들의 발달 연구를 통해 나온 개념이므로 교육학 등에 주로 등장한다. 뛰어난 메타인지능력을 가졌다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도전을 함으로써 학습 속도를 빠르게 가져갈 수 있다.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강점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힘이 되는 시대를 맞아 메타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스로 장점이라고 정리해보는 동안 그 사이로 부족한 점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내 이야기이기 때문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