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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급 발견

어떻게 간을 보세요?

by 타마코치
모델 장윤주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으면 같이 걸어본다고 했다.
걸음걸이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인다는 것이다.




간 보기는 오래된 습성

갑작스럽게 위험한 동물을 만나는 경우 우리는 반사적으로 공격을 하거나 도망치거나 둘 중 한 가지로 반응을 한다. 생각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충분히 생각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상대가 안전한지 위험한지 경험을 총동원해 파악하려 할 것이다. 시쳇말로 간을 보는 것이다. 각자의 경험에 따라 판단기준도 다르다. 간 보기 습성은 무의식의 방어기제로서 오랜 시간 반복되며 내적으로 체화되었다. 사회생활하면서 간 보기는 더욱 중요하다. 비즈니스 세계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적으로도 상대를 잘 파악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성격은 어떤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상대에 대한 인물정보를 발 빠르게 확보하곤 한다.


각자 간 보는 방법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각자 나름대로 판단의 방법을 가지고 있다. 모델 장윤주는 걸음걸이로 상대를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목소리를 들으면 상대를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목소리가 힘이 있고 뚜렷한 사람은 성격도 분명하고 딱 부러진다. 부드러운 목소리는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크다. 옥구슬 구르는 소리가 있는 반면 쇳소리가 나거나 탁한 음성도 있다. 음성이 귀를 때리거나 피치가 높아 듣기 거북한 음성도 있다. 말투에 있어서도 성격이 드러난다. 말의 속도, 경망스러움,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말버릇에 따라서 상대의 성격이 마음속에 그려진다. 백 프로 완벽하진 않지만 십중팔구는 맞다.


같이 게임하기

게임이나 오락은 짧은 시간에 상대와 친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술을 같이 마시거나 스포츠를 같이한다. 특히 같이 게임을 해보면 상대의 됨됨이를 알게 된다. 게임판에서 무의식적으로 자기 성향을 드러낸다. 게임 룰을 잘 지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자신이 유리할 때와 불리할 때 처신이 일정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같이 여행하기

특히 여행은 가까운 사람들의 성향을 잘 드러내 준다. 대학 때 단짝 친구와 의기투합해 일본 배낭여행을 갔었다. 우리 둘은 캠퍼스에서 항상 붙어 다녀서 다른 친구들로부터 동성연애커플이라는 농담 같은 핀잔을 들을 정도였다. 그러나 일주일간의 동반 여행을 통해 우리는 성향과 성격이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선 가보고 싶은 관광지부터 달랐다. 나는 견문을 넓히고자 여러 곳을 두루 다니고 싶어 했다. 반면 친구는 전자제품이 모여있는 아키하바라에서만 일주일을 보내고 싶어 했다. 타협이 안 되는 서로의 성격도 부딪혔다. 결국 우리는 각자 관광을 하고 밤에 숙소에서 만나기를 반복했다. 좋아하는 음식도 달라서 고르는데 애를 먹었다. 평상시엔 잘 볼 수 없는 그의 장점들도 알게 되었다.


결국은 태도

간 보기는 결국 상대의 태도에 대한 관찰이다. 첫인상에 끌리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래서 실패하기도 한다. 첫인상에 함몰되기 때문이다. 첫인상이 눈에 들어왔다면 진짜 그러한 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결혼을 전제로 누군가를 만난다면 최소한 사계절을 사귀어보고 결정하라시던 학창 시절 선생님의 우스갯소리가 농담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이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위장된 태도, 영혼 없는 깍듯함도 눈에 보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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