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삶

by 타마코치

스카이 캐슬과 평범한 삶

현대를 살아가면서 한 번쯤 성공을 꿈꾸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더욱 윤택한 삶을 위해 각자에게 주어진 평범함을 거스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자기개발을 하는 것도 같은 목적일 것이다. 자녀들이 더 나은 삶의 조건을 갖도록 하기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때로는 이것이 도를 지나치기도 한다. 최근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화제다. 드라마적인 요소가 있다고 하나 상당부분 현실에 근거한 이야기라는 후문이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평범치 않은 기득권을 물려주기 위해 비상식적인 집단 경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드라마는 보여준다. 그들에게 학교 성적은 성공 코드이며, 그것을 열쇠 삼아 진학하는 S대 의대는 평범치 않은 성공의 관문이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 속의 평범은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 스카이 캐슬에 살고 있는 자들의 뇌리 속에 각인되어 있는 삶의 평범함과 스카이 캐슬 외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범함은 같은 단어지만, 금수저와 흑수저라는 각각 다른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어떤 캐슬에 살 것인가?

일주일 전쯤, 전에 모셨던 사장님의 부고를 받았다. 지인의 가족들의 부고가 대부분인 가운데 받은 본인상이어서 조금 놀랐다. 이것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익숙해져야할 모습이라고 한다. 고인은 두 자녀가 있었는데 모두 미국에 거주하는 탓에 임종도 못지켰다고 하고 평소에도 자주 뵙지 못했다고 전해들었다. 심각한 지병은 없었지만, 몇 년 전에 상처를 한 터라 말년이 외롭고 쓸쓸하지 않았을까 싶다. 고인의 자제들이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지 나는 알 지 못한다. 다만, 산중의 곧고 잘생긴 나무가 먼저 잘려 서까래나 기둥으로 쓰이고 가장 못난 나무는 살아 남아 산을 지킨다는 장자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성공한 자녀로 부터 가까이에서 자주보며 효도 받기는 쉽지 않다는 말이 유난히 크게 느껴졌다.


한동안 불교 명상, 위빠싸나 등을 배우며 내면으로의 여행에 푹 빠져 지냈다. 나를 관조하고 몇 생에 걸쳐 켜켜히 무의식에 자리하고 있는 과거의 내 자신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 ‘원시의 나’는 비범해 보였다. 어떤 두려움이나 불만족도 없는 완전한 나 그 자체였다. 그것은 평화로움이고 사랑이다. 삶으로 왜곡 되지 않은 우리는 너나의 구분없이 완전한 하나이며 존재 그 자체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갖고 있는 왜곡되지 않은 평범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그것을 또 하나의 비범으로 본다. 혹자는 그것을 망상으로 치부한다. 스카이 캐슬과 같은 왜곡된 삶의 시각으로는 평범은 일그러진 비범일 뿐이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비범한 나’를 만나고 싶었다. 그러나 명상의 더 높은 경지의 추구도 평범한 일상을 헤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수행이 깊어지면 걷는 순간, 밥을 먹거나 잠자는 순간 마져도 명상이 라는 말에 공감한다. 주체적 평범의 단계에 이르게 되면 말이다.


평범하고 싶다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평범한 삶'마저도 목표가 되어 버렸다. 1년 이내 퇴사하는 신입사원 27.7%, 2016년 공무원시험 지원자 70만명. 기성세대는 청년들에게 “편한 것만 찾으려 한다”고 비난한다. 청년들은 왜 공무원을 꿈꿀까. 한국사회에서 향후 수입을 예상할 수 있고, 결혼을 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기대할 수 있는 직업은 흔치 않다고 말한다. 청년들은 도무지 직장에서 변화의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평범의 기준은 모두 자신의 것이 아니다.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평범함의 기준이다. '효리네 민박'이라는 TV프로그램이 한동안 인기를 끌었다. 그녀는 ‘핑클’출신 K-POP 스타다. 제주도에서 그녀가 평범한 삶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부러움을 주었다. 어떤이게게는 돈 많은 연예인의 사치로 비치기도 하였다. 바쁜 일정에 끌려다니던 그녀에게도 그것은 사치스런 평범이었다. 소시민의 소소한 일상이 연예인에게는 간절한 평범일 수 있다. 실재로 다수의 유명인들이 사생활의 평범을 갈망한다.


주체적 평범

성공은 마약과 같다. 유혹은 매순간 일시적으로 우리를 시험한다. 반면, 성공은 집요하게 우리의 생 전체를 지배한다. 남들이 이야기하는 평범에 대한 성공은 자신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한다. 평범한 삶을 통해 행복해지기 위해서 우리는 타자화된 성공에서 벗어나야한다. 남들에게 인정받는 삶이 아닌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삶의 중심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세상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될 것이다. 삶을 지탱하게 하는 힘은 성공이 아니라 우리를 사람답게 만드는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이다. 성공에 끌려다니며 그 보다 더 중요한 현재의 삶을 돌보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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