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와 마크는 산타크루즈에서 실리콘밸리까지 같은 차로 출근 중이었다. 리드가 사장이고 마크가 부사장으로 있던 Pure Atria라는 회사의 매각이 끝날 때까지 그들은 매일 1시간 가까이 걸리는 회사로 출근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루하지는 않았다. 조만간 실리콘밸리 역사 상 최고가인 8억 5천만 달러에 자신들의 회사가 팔린다는 생각에 오히려 신나고 흥분되었다.
한참을 서니베일의 산길을 달리고 있을 때, 마크는 요즘 DVD라는 게 시중에 새롭게 나왔고, 얇고 가볍기 때문에 우편으로 받아 볼 수도 있지 않겠냐는 말을 했다. "그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리드는 차를 돌려 산타크루즈로 향했다. DVD 음반을 사서, 편지 봉투에 넣고 망설임 없이 자신의 집 주소를 적어 우체통에 넣었다. 다음 날 DVD가 온전히 집으로 배달된 것을 확인한 리드와 마크는 "유레카"를 외쳤다. 그리고 곧바로 '우편배달 DVD' 서비스를 시작한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넷플릭스"의 창업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성공을 부르는 최고의 자세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바로 "과학적 태도"이다. 특히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사업을 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경우는 "실험"을 통한 과학적 접근은 필수적이다. 아직까지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사실에서 사업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학적 태도가 정말 중요한지 이탈리아 보코니 대학교에서 116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무작위대조군 실험을 했다. 이들을 상대로 3월부터 6월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비즈니스 트레이닝을 열었다. 수업과 멘토링이 격주로 이어져 총 10주간 진행되었다. 연구진들은 무작위로 59개 회사를 실험군에, 57개 회사를 대조군에 분류했다.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동일한 수업, 동일한 멘토링을 받았다. 단 하나 차이라면, 실험군에 속한 스타트업에게는 언제나 "반증가능한 가설"을 세우고 실험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트레이닝을 모두 마친 후, 이듬해 4월까지 연구에 참여한 스타트업들 사이에 확연한 성과 차이가 있었다. 수업 중간, 멘토링 중간에 마치 과학자처럼 가설을 세워서 해보라고 강요받았던 실험집단이 훨씬 매출이 높게 나온 것이다.
마치 과학자와 같이 언제나 가설을 세우고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하는 자세야 말로 스타트업의 성공을 이끄는 지름길과 같다.
DR.T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