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의 탁월함은 그가 자신의 생각대로 비즈니스가 작동할지를 알아보기 위한 작은 테스트에 있었다. 분명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 팔 것 같은데, 그것은 자신의 믿음일 뿐이었다. 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피에르는 첫 거래로 고장 난 레이저포인터를 올려놓았다. 그리고 이 레이저 포인터는 고장 났다고 분명히 명시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물건까지 팔린다면 정상적인 물건이야 당연히 활발히 거래가 될 거라는 전제에서 출발한 것이다. 놀랍게도 물건을 올린 지 며칠 만에 인수자가 나타났고, 최종 가격 $14.83에 거래되었다. 고장 난 레이저 포인터를 산 사람은 캐나다에 살고 있는 Mark Fraser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당시 $100가 넘는 레이저 포인터가 부담스러워 혹시 고장 난 것이 있으면 고쳐 쓸 요량으로 구입했다고 나중에 밝혔다. 이 작은 실험 이후 피에르는 그의 사업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옥션웹은 급성장을 했다. 이베이로 이름을 바꿔달고 처음 시작한 지 3년 만에 나스닥에 상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본질적으로 '확실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분명 가능성이 있을 것 같지만 시장에서는 말도 안 되게 배척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 자신의 모든 것을 베팅하는 것은 여간 무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성공을 거둔 창업자들은 이베이의 피에르처럼 작은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믿음을 확신으로 바꾸는 절차를 거쳤다. 뿐만 아니라 이런 작은 테스트를 통해 점차 시장에서 작동 가능한 사업으로 다듬어갔다. 아마존, 넷플릭스와 같은 세계적인 회사들도 초창기부터 테스트에 진심이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사업을 시작하고서 매년 여러 가지 실험을 단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얼마나 많은 테스트를 했는지를 회사의 주요 핵심 지표 (KPI)로 설정하기 했다. 2011년 546회, 2012년 1,092회, 2013년 1,976회에 걸쳐 고객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실시했었다고 자랑했다.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가설'을 설정하고 테스트하는 것을 실무에서는 'A/B테스트'라고 한다.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실험 집단과 통제집단으로 나누어 검증을 해보는 것이다. A/B 테스트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하버드와 듀크의 교수들이 최근에 연구를 단행했다. 2008-2013년 사이에 설립된 35,260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16년부터 2019년 사이에 스타트업의 A/B 테스트 실시 여부와 그에 따른 회사의 성과를 분석했다. 결과는 A/B 테스트 직후 몇 달 내에 방문자가 10%가 늘었고, 1년 후에는 30%에서 100%까지 증가했다. 그리고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서 A/B 테스트 효과가 가장 좋았다.
가히 작은 테스트의 힘이다.
DR. T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