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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cember 디셈버 Apr 17. 2024

8. 아니, 첫 출근에 3개월 휴가요?

말도 안 돼!

그렇게 일주일간의 교육기간이 진행되어 가던 차에, HR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바로 예방접종 기록이 없으니 항체검사를 해서 결과지를 제출하라는 것... 약 2-3개월 전 인터뷰 이후 수많은 입사서류를 작성해 제출했었다. 그중 한 가지가 현재의 건강상태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특별히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병 혹은 장애가 있는지에 대해 묻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예방접종 기록을 포함해서! 하지만 나는 90년대 생이기에 어린 시절의 예방접종이 모두 전산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리되었다. 흔히들 육아수첩에 스티커나 도장을 받아 예방접종 기록을 관리했었기에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


여기저기 알아보았으나 예방접종을 받은 기관을 기억하고 있거나 혹은 육아수첩이 있지 않은 이상 기록을 찾기는 어려워 보였다. 위에 대한 사항을 HR에 알리고, 현재 내가 증명할 수 있는 예방접종 기록은 코로나 백신이 전부인데 예방접종을 맞거나 관련 혈액검사가 따로 필요할까?라고 물었었다. HR은 만약 부서와 관련이 있으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부서를 배정받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답변을 해주었었다. 그렇게 그 뒤로 채용과정이 마무리되어 계약서도 작성한 와중에 갑자기 항체검사를 하라니... 당황스러웠지만 일단 병원 내 혈액검사실에 예약을 해두었으니 일단 혈액검사를 진행하라고 했다.


혈액검사실에서 만난 간호사 역시 이름을 보고는 한국인임을 알아채고 드라마 및 케이팝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한국인 간호사는 처음 본다며 매우 반가워해줘서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수다를 떨었다. 그렇게 혈액검사를 끝내고 HR에 혈액검사를 마쳤음을 알렸다.


그렇게 교육 일정들을 마저 수료했고, 마지막 날에는 배정받은 부서에 미리 방문해 매니저를 만나 간단한 소개와 근무시간, 필요한 것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특별히 정해진 유니폼은 없고, 색깔만 맞다면 어떤 유니폼을 입어도 상관이 없으며 편한 신발을 신고 근무하면 된다고 했다. 또한 매니저는 조심스럽게 병동 관련 공지를 위해 왓츠앱 그룹톡을 운영하는 데, 만약 괜찮다면 연락처를 받아 추가해도 괜찮을까?라고 물어보았다. 다짜고짜 단톡에 추가되어 어영부영 신입임을 알리는 단톡 메시지를 보냈던 한국과는 다른 친절한 초대방식이 새삼스러웠다.


그렇게 일정이 끝나가던 찰나 HR에서는 항체가 없어 예방접종을 해야 하니 Occupational Health department로 가라는 안내를 받았다. 담당 간호사가 친절하게 맞아주었고, 예방접종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 주었다. 그렇게 2차례의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고 1차 접종을 마쳤다. HR에 한 번 더 내 상황을 업데이트하고, 당장 주말이 지나면 첫 출근일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 지에 대해 물었다. HR에서는 1차, 2차 접종을 마친 후 한 달의 기간이 지나야 하므로 3개월 뒤에 출근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 3개월 동안은 unpaid holiday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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