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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cember 디셈버 Apr 24. 2024

9.  예? 갑자기 부서이동이요?

산으로 가는 커리어..

그렇게 HR로부터 unpaid holiday로 3개월을 보내게 될 것이라는 안내를 받게 되었다. 당황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이해했으므로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HR의 업무처리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분명 메일을 통해 관련사항에 관해 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갑작스럽게 통보를 해버리다니.. 결국 집으로 돌아와 HR에 메일을 보냈다. "내가 바로 근무를 할 수 없다는 상황은 이해해. 하지만 그러면 3개월 간 나는 수입이 없는 상태로 현지에 머물러야 하는 데, 나는 다른 곳에서 근무를 하다가 배정받은 부서로 이동하는 것도 괜찮아. 다른 방법이 없을까?" HR에서는 다른 방법이 없으며, 3개월 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절망적인 답변 내용이었지만, 도저히 3개월 간 수입이 없는 상태로 현지에 체류하기는 부담스러운 마음이 컸다. 그래서 다시 한번 내용을 정리해 메일을 보냈다. "채용 프로세스 중에 내가 예방접종에 관련해 물었을 때는 별 말 없다가 갑자기 이러는 건 너무 당황스러워 봐 너희가 답장도 이렇게 보냈었잖아." 다음 날, HR 담당자는 매니저에게 확인 후 답장을 주겠다고 했다.


며칠 후, HR에게서 현재 자리가 있는 부서는 외래뿐인데, 그곳으로 이동시켜 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외래 부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니 그럼 방문 후에 결정해도 될까?라고 물었더니 매니저 연락처를 알려주었다. 그렇게 외래 매니저와 연락을 통해 방문일자를 정하고, 해당 일에 방문해 주로 어떤 환자들이 오는지 그리고 어떤 업무가 주가 되는지에 대해 설명을 듣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 당일이 되었고, 외래에 도착해 매니저를 만났다. 매니저는 간단한 본인소개와 함께 외래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해당 부서는 주로 상처소독이 필요한 환자들이 오는 곳이기 때문에 다른 외래부서에 비해 매우 바쁘다고 했다. 그렇게 간략히 구조 및 다른 스태프들을 소개한 후, 내 경력을 물었다. 그러자 매니저는 최근 환자에 비해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 모두가 새로운 스태프를 기다리고 있으며, 여기로 오겠다고 결정을 했다면 최소 1년은 해당 부서에 있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렇게 매니저에게 감사인사를 전하자 매니저는 생각 후 HR을 통해 의견을 전달하면 된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와 이것저것을 따져 본 결과 외래는 경험이 전무하기도 하고, 지금껏 내 경력은 주로 내과와 더 연관이 되어 있어 차라리 3개월을 기다리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 HR에게 감사인사와 함께 의견을 전달한 뒤, 3개월의 휴가를 갖기로 했다. 갑작스러운 휴가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좋을지를 고민했으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기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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